마크롱 '셔틀 외교' 실패했다

러 "佛과 협상 무의미"
마크롱 "진전 있다" 반박
협상 파트너 美라는 뜻 시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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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마크롱의 셔틀 외교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위기를 완화하는 데 실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는 프랑스의 발표를 부인한 데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및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연쇄 회담 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협상을 진전시킬 가능성을 갖게 됐다. 러시아와 서방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보았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구체적 합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이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내 긴장을 고조시킬 계획이 없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이에 반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잘못된 주장"이라며 "러시아와 프랑스는 현 상황에서 어떠한 협상도 할 수 없다. 프랑스와 거래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5시간에 걸친 회담에서 마크롱 대통령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제안을 받은 뒤 "일부는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한 그의 최근 발언 중 가장 전향적이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하기 직전 돌연 입장을 뒤집었다. NYT는 "러시아는 마크롱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키예프에 착륙하기도 전에 말을 바꿨다"며 "러시아의 협상 파트너는 프랑스가 아닌 미국이라고 시사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크렘린궁은 아울러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이 언론을 통해 ‘러시아군이 이달 벨라루스와 합동군사훈련이 끝나면 철수할 것이며 우크라이나 접경에서 새로운 군사 책략을 펼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한 점도 문제 삼았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철수하는 것은 맞지만 철수 시한 등에 대해선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서방국이 아직까지 우리의 우려를 고려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NYT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동유럽 지역으로의 확장을 중단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단호히 거부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회담 직후 마크롱 대통령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의 낙관적인 전망에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았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긴장을 완화하고 우크라이나 접경에서 군대를 철수시킬 것임을 증명하기 위해 구체적 조처를 하길 바란다고 주문하면서 "나는 사실 말을 믿지 않는다. 모든 정치인은 구체적인 조처를 함으로써 투명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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