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희토류 증산에도 가격은 더 오를 듯

중국, 네오디뮴(Nd) 중심으로 채굴…경희토류만 23% 늘려
中 희토류 공룡에 몰아주기…지배력 강화 통해 희귀 자원 무기화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정부가 올해 희토류 채굴량을 23% 늘리기로 했다. 다만 중(重)희토류 채굴은 늘리지 않기로 했다.


31일 상하이증권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자연자원부는 고시를 통해 올해 1차 희토류 채굴량은 모두 10만800t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희토류 제련량을 9만7200t으로 제한했다.

사진=글로벌 타임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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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체들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올해 경(輕)희토류 채굴은 23.2% 증가한 반면 중희토류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서 채굴할 수 있다고 전했다.

4차 산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는 성질에 따라 중희토류와 경희토류로 나뉜다. 테르븀(Tb)ㆍ디스프로슘(Dy) 등이 대표적인 중희토류이며, 경희토류에 비해 부존량이 적다. 전기자동차 모터 영구자석 및 배터리의 주요 원료로 알려진 네오디뮴(Nd)ㆍ프라세오디뮴(Pr)ㆍ란타늄(La) 등이 경희토류다.


환구시보는 중국 정부의 희토류 채굴 1차 고시와 관련해 신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Nd-Fe-B(이하 네오디뮴 자석)'의 공급이 필요하다면서 올해 채굴이 늘어난 것은 대부분 네오디뮴 자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네오디뮴 자석은 희토류 원소 화합물 중 대표적인 자성 합금으로 네오디뮴(Nd)ㆍ철(Fe)ㆍ보론(B)으로 구성돼 있다. 네오디뮴 자석중 희토류인 네오디뮴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천후이 중국 희토류 전문가는 "네오디뮴 자석은 주로 풍력 발전과 신에너지차(전기차), 주파수 변환 전자기기에 주로 사용된다"면서 "신에너지 관련 수요를 감안, 네오디뮴 채굴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원화 중국 희토류 분석가는 "경희토류 채굴 및 제련 증가로 시장 수급 상황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희토류 시장 수급 격차는 존재한다"면서 희토류 가격 상승 여지가 여전히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중국 정부의 희토류 채굴 및 제련 고시에서 주목할 점은 희토류를 자원 무기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중희토류를 주로 생산하는 남부 지역 3개 희토류 기업(오광희토ㆍ차이나알루미늄ㆍ남방희토그룹)을 통폐합, 중국희토류그룹을 탄생시켰다. 경희토류와 달리 중희토류는 전 세계 매장량의 90%가 중국 남부에 지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희토류에 대한 사실상 전 세계 독점권을 중국희토류그룹에 준 셈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올해 중희토류 채굴량의 67.94%를 중국희토류그룹에 몰아줬다.

사진=중국 시나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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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토류를 주로 생산하는 북부 지역 희토류 집단인 북방희토 역시 힘을 실어줬다. 올해 북방희토의 희토류 채굴량은 전년보다 36.5% 증가했다. 이는 중국 전체 증가량의 67%가 넘는다. 광둥희토류그룹 등 여타 희토류 기업에 대한 채굴 규모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중국 희토류 기업 간 추가 통폐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창궈우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주임은 "희토류 산업 발전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시장 원리와 법에 따라 희토류 기업의 흡수ㆍ재편을 장려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중국의 희토류 산업 고도화를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희토류 채굴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희토류 공급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 안신증권은 올해 희토류 수요와 공급 격차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환경문제 등으로 희토류의 대규모 방출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올해 1월 1일부로 희토류 및 기타 광물산업에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금지시켰다. 또 외국인 투자자의 희토류 관련 데이터 및 샘플 수집 금지, 생산 공정 접근 금지 등 자국 희토류 관련 정보에 대한 외국인의 접근을 원천 차단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앞서 국익과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군사 및 기타 물품의 수출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수출관리법을 제정했다. 희토류는 수출관리법에 포함된 물질이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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