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스캠 사이트' 등장…SNS 해킹 후 홍보 신종 수법도

"80% 이상 할인" 루이비통 스캠 사이트
SNS 계정 탈취 후 몰래 홍보 게시물 올리기도
주소만 바꿔가며 운영…해킹 피해 잇따라
소보원 "홈페이지 등 사기 여부 미리 확인해야"

루이비통 스캠 사이트와 홍보물./사진=SNS 캡처

루이비통 스캠 사이트와 홍보물./사진=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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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직장인 진수지씨(29·가명)는 얼마 전 페이스북을 둘러보던 중 지인이 올린 한 게시물에 눈길에 갔다. 해외 온라인 사이트에서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 제품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게시된 링크를 통해 사이트에 접속했더니 200만원짜리가 30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진씨는 결제를 하려던 사이트와 관련한 정보를 검색해보고 사기라는 후기를 확인했다. 진씨는 지인에게 "왜 사기 사이트 홍보글을 올렸느냐"고 물었지만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루이뷔통 제품을 할인 판매한다며 사기 행각을 벌이는 ‘스캠 사이트’가 등장했다. 접속을 유도하기 위해 특정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해킹한 뒤 계정 주인 몰래 스캠 사이트 링크를 홍보하는 방식이다.

해외 도메인을 사용하는 이 사이트는 일반 해외 직구 사이트와 비슷하게 구매자 정보를 적을 수 있고, 페이팔이나 비자카드 등을 이용한 결제 시스템도 정교하게 갖췄다. 이곳에선 대부분의 제품을 70~80% 이상 할인해 판매한다고 홍보한다. 정가가 250만원에 달하는 제품이 20만원대에 올라와 있는 등 비정상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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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페이스북상에선 이 사이트를 홍보하는 내용의 사진과 링크가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오랫동안 SNS 접속을 하지 않은 이들의 계정을 탈취해 홍보에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시물을 올리면서 기존에 친구로 등록돼 있는 주변인들을 태그하는 경우도 많다. 마치 지인이 해당 사이트를 추천한 것처럼 눈속임하려는 것이다. 과거엔 단순히 스폰서 페이지 등을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이던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수법이다. 이 사이트는 비슷한 홈페이지 형태로 수시로 주소만 바꿔가며 운영을 이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경우는 피해자들이 결제를 하면 배송을 미루다가 기존 사이트를 폐쇄하고 다시 비슷한 사이트를 개설하는 것일 확률이 높다. 해킹 피해를 입었다는 이들도 잇따르고 있다. 기자가 해당 사이트 홍보 게시물을 올린 이들에게 직접 연락해 "본인이 올린 것이 맞는가"라고 묻자 대부분이 "해킹을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루이뷔통 관계자는 "본사에서 이를 인지하고 있는지 등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할인율이 너무 높거나 SNS를 통해 구매 페이지 접속을 유도하는 경우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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