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심장 인체 첫 이식 사흘째 회복 중…성공 기대감

▲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데이비드 베넷(오른쪽)이 수술 후 3일 째 회복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메릴랜드대 의대 제공]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데이비드 베넷(오른쪽)이 수술 후 3일 째 회복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메릴랜드대 의대 제공]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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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미국에서 의료계 최초로 돼지의 심장을 인체에 이식하는 수술이 진행됐다. 통상 동물의 장기를 인체에 이식할 경우 즉각적인 거부반응을 보이지만, 이번 케이스의 경우 돼지 심장 이식 후 3일 째 회복 중으로 높은 성공 가능성을 보이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대 병원은 지난 7일 인체 장기를 이식받지 못해 다른 선택지가 없는 시한부 환자 데이비드 베넷(57)의 동의를 받고 이같은 수술을 진행했다.

동물 장기 이식 시에는 즉각적인 거부반응이 문제인데, 이번에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이러한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세포 내 당을 제거한 돼지 심장을 사용했다.


베넷은 수술을 앞두고 "죽거나 돼지 심장을 이식받거나둘 중 하나"라며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시도라는 걸 알지만, 마지막 선택"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번 수술이 성공적일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언젠가 생명을 구하는 이식을 위해 동물의 장기를 사용하려는 수 십 년간의 여정에서 의미있는 한 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평가했다.

메릴랜드 대학 병원 역시 이번 이식 수술로 유전자 변형 동물의 심장이 즉각적인 거부반응 없이 인체에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 수에 비해 기증되는 인간의 장기는 매우 부족해 동물 장기를 이식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미국의 이식 시스템을 감독하는 장기공유 연합 네트워크(UNO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는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대기 건수만 총 3800건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무함마드 모히우딘 메릴랜드 대학 동물 대 인간 이식 프로그램 책임자는 "만약 이번 수술이 성공적으로 판명난다면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동물들의 장기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이식 수술을 관리 감독하는 미 식품의약국(FDA)은 생명이 위급한 환자가 다른 선택지가 없을 때 동물의 장기 이식 수술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UNOS의 최고 의료 책임자인 데이비드 클라센 박사는 메릴랜드 대학 병원의 이번 이식 수술에 대해 "동물 장기의 신체 이식 수술에 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의미부여 했다. 이어 "다만 이종간 이식에 대한 첫 단계"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같이 동물의 장기를 인체에 이식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1984년 영아에게 개코원숭이의 심장을 이식했으나, 21일간 생존 후 결국 사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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