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 "한약재 백수오는 韓 토종…중국 것과 달라"

백수오 한약재.

백수오 한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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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서울대 연구팀이 한국 농촌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는 한약재 '백수오'가 한국 특유의 토종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또 세계 최초로 식물유전체 구조를 파악해내 다양한 품종 개량의 토대를 마련했다.


10일 서울대에 따르면, 양태진 농업생명과학대학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팀은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백수오 유전자원들을 대상으로 백수오의 유전체 구조 특징 및 유전적 다양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지난 3일자 국제 학술지 'BioMed Central plant biology'에 게재했다.

백수오는 한국 토종 식물로 전국의 산야에 분포하며 농민들은 수십년 전부터 야생 백수오를 수집해 밭에서 재배 생산하고 있다. 갱년기 증상 완화, 항염, 항산화 등 다양한 약리적인 효능을 가지고 있어 한약재 및 건강기능성식품의 원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같은 백수오라 하더라도 형태적, 기능적, 농업생산적 측면에서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우수한 백수오 품종의 개발 및 이를 이용한 맞춤식 제품의 개발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박주가리아과 백미꽃속에 속하는 한반도 기원 식물로, 여성 갱년기 증상 완화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백수오를 소재로 한 여성 갱년기 제품의 생산과 판매가 2015년까지 크게 증가했을 뿐 아니라 나고야 의정서에 부응하는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됐다.


한때 2015년 무혐의로 종결된 가짜 백수오 사건 때문에 백수오 산업은 크게 위축됐지만 최근 서서히 재성장하고 있다. 가짜 백수오로 알려진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가까운 근연식물로, 중국에서 백수오(白首?: Baishouwu)라고 불리며, 식품과 약재로 이용되고 있는 식물이다. 이엽우피소는 한국에 약 30년 전에 도입돼 농민들에 의해 재배되어 왔지만,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인해 국내에서는 한 때 독초로 잘못 인식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2020년 연구 논문에서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두 식물은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식물이라 형태적, 유전적 특성이 구분하기 모호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유전자검사법 1-2개만을 적용할 경우 위양성이나 위음성과 같은 종판별 오류를 초래할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원인이 한반도가 고향인 백수오의 풍부한 유전적 다양성 때문으로 추정하고 전국에서 수집된 백수오의 유전체의 구조적 특징과 유전적 다양성을 밝혀내기 위해 연구를 했다. 전국에서 수집된 백수오를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방법을 사용했다 엽록체 유전체들을 완성하고, 유전변이를 찾아낸 뒤 다양한 유전자검사법을 개발해 백수오 집단 내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엽록체 유전체에서 많은 변이들이 관찰되었으며, 핵 유전체는 더욱 다양하고 높은 이형접합도를 보였다. 이는 백수오가 한반도를 기원으로 하는 토종 자원이며, 앞으로 분자육종 기술을 적용하여 우수한 품종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특히 세계 최초로 백수오의 염색체 형태와 구조, 게놈의 크기 정보등 백수오 유전체 연구에 필수적인 기초 정보를 밝혀냈다. 또 이를 바탕으로 백수오 뿐 아니라 근연 식물인 이엽우피소 및 박주가리의 전체 유전체를 완성하고 백수오의 육종 및 관련 분야 연구를 위한 기반 데이터를 마련할 계획이다. 백수오의 형태 분석에서도 백수오는 잎과 뿌리 모두 몹시 다양했으며, 농업적 및 생리활성 기능면에서 매우 다양하며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자원들을 발굴했다. 한국의 토종 자원인 백수오가 형태적, 유전적으로 다양한 만큼, 육종 소재로서의 높은 잠재성과 우수성을 가진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한국 고유 식물인 백수오의 유전체 연구, 다양한 자원 수집, 분자육종기술을 접목한 우수 품종 육종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며 "이는 한반도 고유 자원식물의 체계적인 연구를 위한 모델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 생물자원의 주권 확보 및 그린바이오산업의 성장을 위한 기반 연구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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