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급등에 깜짝 놀란 Fed, 양적 긴축 카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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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양적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양적긴축이란 양적완화의 반대 개념으로 Fed가 양적완화를 통해 매입한 채권을 매각함으로써 그동안 풀었던 시중 유동성을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만기 도래한 채권의 수익을 새 채권에 재투자함으로써 자산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반면 만기 채권의 원금을 상환받음으로써 대차대조표상 자산 규모를 줄이고 시중 유동성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Fed는 이날 공개한 의사록에서 다양한 주제를 논의했다며 장기적으로 Fed가 보유한 자산의 적절한 규모와 그 구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혀 양적긴축 논의를 시작했음을 암시했다. 지난달 FOMC 회의에서 "거의 모든 참석자들은 첫 기준금리 인상 후 일정 시점에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는 데 동의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과거 Fed는 양적완화 종료 후 양적긴축을 시작하기까지 3년의 시차를 뒀지만 이번에는 그 시차가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의사록은 "참석자들은 대차대조표 축소의 적절한 속도가 이전 정상화 사례보다 더 빨라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Fed는 2014년 10월 3차 양적완화를 끝낸 뒤 3년간 자산 규모를 유지하다 2017년 10월에 양적긴축을 시작한 바 있다. 당시 분기 기준 100억달러 자산 감축을 목표로 양적긴축을 시작해 분기마다 감축 규모를 100억달러씩 늘렸다. 2018년 4분기에는 500억달러까지 양적긴축 규모를 늘렸다. 하지만 월가에서 Fed가 유동성을 너무 많이 줄인다는 불만이 나왔고 Fed는 2019년 양적긴축을 중단했다.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양적긴축이 미국 경기 둔화의 원인이 되느냐 여부를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Fed는 의사록에서 일부 통화정책 위원들이 자산 축소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으며 시장과의 적절한 소통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Fed의 보유 자산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2년간 2배로 늘어 지난달 27일 기준 8조7575억원에 달한다. Fed의 자산 축소는 시중 유동성을 줄여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4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만큼 Fed가 빠르게 양적긴축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올해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양적긴축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자산 축소를 늦춰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여름께 일정 부분 자산을 줄이기 시작하면 Fed가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지난해 11월에 Fed가 양적완화를 종료한 뒤 그 바로 직후 자산을 줄이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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