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분 '알짜노선' 눈독 들이는 LCC

독점노선 일부 배분 가능성
최선호 노선 김포-하네다
비즈니스 위한 황금노선 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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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조건부 결합에 따라 재배분 예정인 독과점 노선의 운수권을 확보하기 위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LCC들이 관심 갖고 있는 지역은 일본과 중국 등 대형항공사가 독점 중인 아시아 주요지역이다. 중대형기 확보 등 신규투자가 필요한 유럽·미주 노선보다 적은 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31일 국내 주요 LCC업계(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를 대상으로 재배분 희망 노선을 조사한 결과 김포-하네다(도쿄) 노선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노선은 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수권이 있어야 운영 가능한 ‘항공 비(非)자유화’ 노선이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100% 독점 운영 중이다. 김포~하네다 노선의 장점은 서울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인천-나리타 노선과 운항거리는 2시간 10분가량으로 비슷하지만 서울과 인접해 한일 비즈니스 고객에게 인기가 높다.


인천-몽골(울란바토르)도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현재 대형항공사와 에어부산(부산발)이 독점 운항한다. 울란바토르는 직항으로 인천에서 3시간40분이 거리로 홍콩과 비슷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기준 양국 간 항공 여객수는 39만2000명 수준으로 2015∼2019년 연평균 6.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좌석 수 제한으로 성수기 탑승률이 90%에 달하는 등 만성적인 항공권 부족에 시달려 비슷한 거리의 다른 노선 대비 운임이 2배 이상 높다.


인천-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노선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안정적인 양국 관광객과 비즈니스 고객 확보가 보장된다는 이점이 있다. 업계는 중국 정부가 자국민 여객 수요 제한을 통해 인천공항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노선 허가를 제한하고 있어 이번 재배분에 희망을 걸고 있다. LCC가 꼽은 재배분 희망 노선은 운항 시간이 짧아 현재 보유한 단거리 항공기로 운항이 가능해 추가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이 있다.

아울러 중장거리 항공기를 보유한 곳은 유럽 노선을 희망하기도 했다. 티웨이항공은 에어버스 A330-300을 활용해 크로아티아 운항을 시작으로 유럽 노선의 운수권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에어프레미아 역시 파리, 런던 등 주요 노선의 재배분을 희망했다.


LCC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항공사가 독점한 주요 노선의 재배분을 통해 국내 항공 산업구조의 재편의 기회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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