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서영 기자] 최근 일본 열도 중심부에서 지진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후지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5일 일본 시사주간지 슈칸겐다이는 이달 초 야마나시현과 와카야마현에서 3시간 간격으로 지진이 발생하고 가고시마현에서도 소규모 지진이 일어나면서 후지산 마그마 활동과의 연관성이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3일 오전 6시 37분께 야마나시현 동부 후지고코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9시 28분에는 와카야마현 기이스이도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또 일어났다. 이에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지에서는 후지산 분화와 관련된 내용이 퍼지면서 불안감이 증폭됐다.
현재 일본 당국은 "지진의 진원 부근은 과거에도 지진이 반복적으로 발생한 장소로, 후지산의 활동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어 보인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슈칸겐다이는 "후지산에 이변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화산학 전문가인 시마무라 히데키 무사시노가쿠인대학 특임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시마무라 특임교수는 "지난 3일 오전 야마나시현 동부에서 발생한 지진이 후지산 마그마의 유동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면 화산 폭발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수도권에 화산재가 불과 0.5mm만 쌓여도 전철이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등 극심한 교통 혼잡이 일어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 역시 "(후지산은) 언젠가 반드시 폭발할 것이다", "일단 분화하면 대규모 폭발로 이어질 것이다" 등의 주장을 내놓았다.
만일 후지산이 폭발할 경우 화산재가 편서풀을 타고 동쪽으로 확산되면, 도쿄는 분화 후 2시간 즈음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볼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1707년 12월 16일 발생한 후지산의 '호헤이 분화' 당시 도쿄에는 분화 후 2시간 만에 화산재가 내려앉기 시작해 약 2주에 걸쳐 2cm 두께로 쌓였다.
한편 와다 다카마사 재해 위기 관리 어드바이저는 "후지산은 관측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져 있는 화산이어서 분화하기 전에는 전조를 포착할 수 있다"면서도 "실제 폭발의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는 분화가 일어난 뒤에야 파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당국 발표 속보를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무조건 달아나는 것이 살길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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