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김한호 기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자들의 몸값이 상승하고 있다.
출마를 준비 중인 후보마다 지역신문 기자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부 입지자들은 적당한 인물을 찾기 힘들다며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내년 전북도지사 선거에 나서기로 결정한 안호영 국회의원(완주·진안·무주·장수)은 2개월 전, 비서관으로 송기택씨를 영입했다. 송 비서관은 전라일보 기자 출신으로 지난 2012년 제18대 총선에서 이상직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바 있다.
아직도 출마와 관련,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는 김성주 의원(전주병)은 최근 통신사 기자를 지냈던 박슬용씨를 비서관으로 채용키로 결정했다. 지역신문에서 활동하다 통신사로 옮긴 박씨를 전격 발탁한 것을 놓고 지역 정가에서는 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는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 캠프에는 최근 전라일보 사진기자로서 전북기자협회장을 역임한 장태엽씨가 합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주시장 후보군들도 기자 출신 영입에 뛰어들었다.
조지훈 전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의 캠프에는 전라일보 출신인 황성조씨와 전북중앙신문에서 기자생활을 했던 김성아씨가 활약하고 있다.
우범기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의 캠프에는 전북도 공보관과 서울 동작구청 비서실장을 지낸 이란우씨가 참여하고 있다. 이씨는 전북일보와 새전북신문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임정엽 전 완주군수의 경우,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김창종씨가 이번에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 김씨는 새전북신문 기자를 거쳐, 전주일보 편집국장을 지냈다.
익산시장 선거에 나서는 조용식 전 전북경찰청장은 전라일보 출신으로 전북연구원에 근무했던 이한호씨를 영입했다.
이외에도 일부 후보들 주위에는 다수의 기자들이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선 또는 재선을 준비 중인 현역 단체장에게도 많은 기자 출신이 포진돼 있다.
송하진 도지사의 경우, 한민희 대외협력국장, 오재승 공보과장 등 6~7명이 임기제 공무원으로 근무 중이다. 이들은 송 지사의 3선 출마가 가시화되면 공직 사퇴 후 본격적인 캠프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황인홍 무주군수의 경우에는 김복산씨, 장영수 장수군수에게는 신혜린·문요한씨, 심민 임실군수에게는 김은숙·김대웅씨, 유기상 고창군수에게는 김병진씨 등 기자출신이 공보 라인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처럼 내년 지방선거 후보들 사이에서 기자 출신이 선호되는 이유는 공보 책임자로서 대외 활동 반경이 넓은데다 빠른 상황 판단과 순발력 등이 인정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역 언론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상한가’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공들여 기자출신을 영입하려 해도 여의치 않은 후보들도 있다.
안팎의 평가와 개인의 능력을 검증해 기자를 접촉하고 있지만, 캠프 참여란 확답을 받아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자들 또한, 확실한 당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선뜻 캠프에 참여하는 것이 꺼려지는 데다, 기자들의 캠프 합류를 못마땅해 하는 시각도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주=호남취재본부 김한호 기자 stonepe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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