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넘어야 할 산 많다 업어달라” 이낙연 “결이 다른 얘기 할 수도” 51일만에 회동(종합)

이낙연 51일만에 등판
내홍 국힘과 대비효과 노린다
李 구원등판에 뭉치는 與
국가비전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 맡기로
호남 지지율, 여권 총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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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23일 전격 회동했다. 두 사람은 이날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국가비전 통합위원회’를 신설하고 공동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했다. 위원회 내 ‘투톱’ 체제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회동한 것은 지난달 초 선대위 출범식에서 마주친 이후 51일 만이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의 구애에도 불구하고 두달여 간 잠행을 이어온 이 전 대표가 등판 시점을 이날로 택한 건 ‘당 대표 선대위 사퇴’ 등 내홍을 겪는 국민의힘과의 대비 효과를 극대화 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확실한 ‘원팀 기조’를 통한 안정적 국정운영 능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호남 민심을 결집하고 수개월째 정체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에 ‘적기’라는 판단이 깔린 것이란 해석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이 후보와 오찬 회동을 한 뒤 브리핑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 이재명 후보와 제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국가비전 통합위원회를 만들어서 이 후보와 제가 공동위원장으로서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제가 때로는 후보나 당과 결이 조금 다른 얘기도 할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대해 후보도 수용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당초 이 전 대표는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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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존경하는 이 전 대표께서 지금까지도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 많은 역할을 해주셨다”며 “지금 본격적으로 필요한 조직에 직접 참여해 민주당의 4기 민주정부를 위해 최선을 다하실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국가미래비전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 담당은 이 후보가 이날 오찬 중 이 전 대표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 자리에는 이 후보가 7분 정도 먼저 도착했다. 식당 밖에는 이 전 대표 지지자 10여 명이 모여들기도 했다.


이 전 대표가 도착하자 이 후보는 “대표님이 배려해 주신 덕에 열심히 하고 있다”며 “제가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게 많아 대표님이 잘 보살펴 주시면 좋겠다.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대표님이 많이 좀 업어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네”라며 “조금 이따가 넉넉히 얘기합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고생 많으시죠. 잘 보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의 재등장은 여권 총결집을 위한 ‘마지막 퍼즐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 민주당에선 최근 이해찬 전 대표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잇따라 이 후보 지원에 나섰지만, 이 전 대표만 ‘두문불출’한 기간이 길어지며 ‘등판 시기나 여부’를 놓고 관심이 집중돼왔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대선 민심이 고착되기 시작하는 설까지는 이 전 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시각이 있었는데, 적기에 등판함으로써 지지율 박스권 탈피를 위한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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