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SK텔레콤이 자체 개발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업 부문을 계열사 '사피온코리아(가칭)'로 독립시키며 AI 주도권 경쟁에 고삐를 죈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이 회사의 AI(인공지능) 반도체 사업 '사피온'의 영업양도를 의결했다.
영업양수자는 사피온코리아(가칭)로, 예정 양도 일자는 내년 1월 4일이다. 사피온코리아는 설립 후 SKT의 계열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이달 10일 사피온 브랜드 관련 국내 상표도 출원했다.
SK텔레콤은 "AI 반도체 기술 사업화와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향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인 'CES 2022'에서 팹리스 사업 관련 청사진을 공개할 것으로 점쳐진다.
회사명인 사피온은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이 공개한 AI 반도체 브랜드 '사피온'에서 따온 것이다. SK텔레콤은 2017년부터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었으며 정부 지원 등을 거쳐 3년여만에 국내 기업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인 '사피온 X220'을 양산하는데 성공했다.
AI 반도체는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 저전력으로 실행해 AI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특화된 제품이다. 전력 소모가 큰 고가의 데이터센터 내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 등 빅테크기업들이 빅 데이터 처리에 특화된 AI 반도체를 자체 생산해 사용하는 이유다. 실제 사피온 제품은 SK텔레콤의 AI 비서 ‘ 누구’, ADT 영상 관제 등 SK그룹 서비스 전반에 활용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사피온 브랜드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무대서도 활약한다. 회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특허청(USPTO)에도 관련 특허도 출원했다. USPTO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사피온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컨설팅, PaaS(Platform as a service), SAAS(Software as a service), AI 클라우딩 서비스, AI 미디어 분석용 클라우딩 컴퓨팅 서비스, AI 기반 소프트웨어 등 관련 분야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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