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후 고속도로에 남겨진 여성, 트럭에 치여 숨진 채 발견

택시서 남편과 싸워, 쉼터에 홀로 내렸다 참변

부부싸움을 한 뒤 고속도로 졸음 쉼터에 홀로 내린 여성이 트럭에 치여 숨진 채 발견됐다./사진=연합뉴스

부부싸움을 한 뒤 고속도로 졸음 쉼터에 홀로 내린 여성이 트럭에 치여 숨진 채 발견됐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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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부부싸움을 한 뒤 고속도로 졸음 쉼터에 내린 여성이 다음날 근처 갓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여성은 홀로 갓길을 걷다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2일 YTN에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오후 11시께 택시를 타고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지나던 부부가 부부싸움을 벌여 경기도 이천에 있는 졸음 쉼터에 멈춰 섰다.

당시 택시를 운행한 기사에 따르면, 얼마 후 남편 혼자 택시로 돌아왔고 그는 기사에게 먼저 출발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기사는 남편만 목적지에 데려다준 뒤 고속도로 영업소에 전화해 여성이 쉼터에 남았다는 사실을 알렸다.


한국도로공사(공사)는 순찰차량 한 대를 보내 졸음 쉼터 근처를 수색했으나 여성을 찾지 못했다. 공사는 이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수색을 종료했다.


여성은 이튿날인 9일 오전 11께 내린 곳에서 불과 700m 떨어진 갓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홀로 걷던 중 차선을 바꾸던 5t 화물트럭에 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선 공사가 여성이 홀로 고속도로에 남겨졌다는 신고를 경찰과 공유했다면 참변을 피했을 수도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공사 측은 실종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으며, 비 내리는 어두운 밤이라 쓰러진 여성을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실종인지 행방불명인지 저희가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 않나"라며 "저희는 제보받은 대로 서울 방향으로 순찰을 돌았다. (그러나) 여성이 발견된 건 창원 방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속도로 안전을 책임질 의무가 있는 공기관이 누군가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수도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도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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