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3개 빅테크 기업, 알파벳·메타·아마존이 중국을 제외한 세계 광고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했다고 주요 외신이 그룹M 분석을 인용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룹M은 세계 최대 광고회사 WPP의 미디어 투자 부문 자회사다.
그룹M이 이날 공개한 광고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통적인 광고 시장이 쇠퇴하고 디지털 광고 시장이 성장하는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빅테크 기업의 광고시장 영향력도 커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디지털 광고 시장은 코로나19로 대부분 광고 시장이 위축된 지난해에도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매출은 30.5%나 더 늘어 49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그룹M은 추산했다. 신문·잡지·영화 등 다른 광고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디지털 광고 시장의 점유율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치 광고를 제외한 올해 세계 광고 시장 매출은 7630억달러로 추산됐다. 코로나19로 광고 시장이 위축됐던 지난해에 비해 급격히 커졌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18.7% 늘었다.
하지만 디지털 광고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체 광고 중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은 64%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2014년만 해도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은 25% 정도에 불과했다.
디지털 광고 시장만 따질 경우 알파벳·메타·아마존의 시장점유율은 80%대라고 그룹M은 추산했다. 그룹M의 브라이언 비저 기업정보 부문 사장은 "빅테크 3개 기업의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이 80%대라면 전체 광고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50%가 넘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3개 빅테크 기업의 광고 매출 점유율은 지난 5년새 두 배로 늘었다.
WPP를 설립한 마틴 소럴 경은 "디지털 광고 산업은 성장 산업이고 전통적인 광고 시장은 성장이 둔화되거나 정체됐다"며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럴 경은 "대형 플랫폼이 항상 디지털 시장을 지배했다"며 "전체 광고 시장에서 디지털 광고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반을 크게 웃도는 사실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전통적인 광고 시장의 쇠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더 가속화됐다.
올해 신문·잡지 광고 매출은 2019년에 비해 27%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잡지 광고 점유율은 2014년 15%에 육박했으나 올해 4%를 약간 넘는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TV는 그나마 전통 광고 매체 중에서는 가장 선방했다. 올해 TV 광고 매출은 지난해보다 12% 늘면서 2019년 수준에 근접한 161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광고 매출은 2019년에 비해 73% 급감한 7억2200만달러, 옥외광고 매출은 2019년보다 13% 감소한 34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비저 사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광고 매출 둔화를 야기하지 않을듯 하다"며 내년에도 디지털 광고를 중심으로 전체 광고 시장 매출이 10% 가까이 늘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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