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소식에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말 노태우 전 대통령 사망 당시에도 북한은 애도 등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바 있다.
북한은 그간 남측 지도자급 인사의 별세에 선별적으로 애도를 표했다. 북측이 전 전 대통령에 애도를 표하지 않는 것은 그간 자신들의 부정적 평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1979년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고,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한 책임자 중 한 명인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을 같은 급으로 묶어 수년간 비난해왔다.
최근까지도 북한 선전매체의 묘사는 “광주대학살의 공범자인 로태우 역도”(2021년 6월 10일 우리민족끼리), “독재 정권 유지에 피눈이 되여 날뛴 극악한 군사 파쇼광”(2021년 4월 20일 려명), “12·12숙군쿠데타로 권력을 강탈한 전두환, 로태우 군사깡패무리들”(2020년 6월 2일 통일신보) 등 매우 비판적이다.
북한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2015년 11월 별세했을 때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1994년 1차 북핵 위기를 겪으며 임기 대부분 북한과 대립적 관계를 이어갔다.
여기에다 1994년 7월 8일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 조문을 위한 남측 인사의 방북과 추모행사를 금지한 점을 잊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하거나 우호적인 남한 주요 인사의 장례에는 조의를 표해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 별세 이틀 뒤인 2009년 5월 25일에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로 조의문을 발표했으며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별세 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조문단을 파견했다.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남북관계가 냉랭해진 이후에도 2019년 6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별세 때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직접 조의문과 조화를 가져왔다.
같은 해 10월 문재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의 장례에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친서 조의문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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