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애플 없어도 삼성 있어 성장 가능"

삼성 등 고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집중 공략
애플 겨냥 PC용 칩 개발 사실 공개
주가 사상 최고가로 치솟아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통신용 반도체 업체 퀄컴이 애플과의 관계가 끝나더라도 PC용 칩 시장 진입, 삼성전자와의 협력, BMW와의 공급 계약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 의존도 축소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퀄컴 주가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퀄컴은 인베스터데이 행사 중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에 자사의 칩이 공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백종민 특파원]

퀄컴은 인베스터데이 행사 중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에 자사의 칩이 공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백종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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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은 16일(현지시간) 맨해튼 소재 고담홀에서 아시아경제 등 언론과 월가 투자자들을 초대해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기조연설에서 "퀄컴은 이제 단일 시장과 단일 고객으로만 정의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퀄컴이 애플에 통신용 칩을 공급하고 있지만 2023년에는 아이폰에 필요한 통신 칩 중 20%만을 공급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에는 아이폰 중 10% 이하가 퀄컴의 칩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퀄컴의 전망은 애플이 자체 칩 사용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사전에 애플 비중 축소에 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아몬 CEO는 애플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전체 칩 사업이 2024년까지 최소 12%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퀄컴은 모든 것이 통신으로 연결되는 역사상 가장 큰 기회 중 시작점에 있다. 우리는 휴대폰 외에도 여러 산업에서 성장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라고 주장했다.


퀄컴은 애플이 개발한 M시리즈 칩과 대적할 수 있는 ARM기반의 PC용 칩 사업을 통한 정면 대결도 예고했다.

제임스 톰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023년에 새로운 PC용 칩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칩은 퀄컴이 최근 인수한 누비아에서 설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누비아는 애플 A시리즈 칩을 만든 이들이 설립한 기업이다.


애플은 M시리즈 칩 사용을 확대 중이다. 애플이 맥북 노트북 등에 사용하던 인텔 CPU 대신 자체 M시리즈 칩으로 대체하면서 반도체 업계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의 부상을 경계하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퀄컴과 MS의 협력에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기도 했다.


퀄컴의 전략은 통신용 칩 중심 사업에서 탈피해 자동차, PC, 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해 성장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아카쉬 팔크히왈라 퀄컴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고급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고 설명했다.


퀄컴은 이날 자신들이 개발한 스냅드래곤 칩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고급 스마트폰으로 삼성전자의 Z플립3, Z폴더3를 예로 들었다. 퀄컴은 현대차그룹, LG전자 등과도 협력하고 있음도 강조했다.


퀄컴은 독일 자동차 업체 BMW와 자율주행용 반도체 공급 계약 사실도 공개했다. 아몬 CEO는 "BMW와 퀄컴이 협력해 자동차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퀄컴은 IoT 칩 매출도 올해 50억6000만달러에서 2024년 9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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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은 최근 급부상 중인 메타버스와 관련된 가상현실 체험기인 오큘러스 등과도 협력하고 있음을 과시하며 메타버스 역시 통신칩의 새로운 시장으로 기대했다.


이날 증시에서 퀄컴 주가는 6%나 상승해 180달러를 터치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퀄컴 주가는 최근 실적 호전 발표 후 연일 강세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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