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아마존 매트리스’로 유명한 지누스 등 가구업체의 ESG경영 성적표가 낙제 수준이어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주요 가구업체 중 한샘과 현대리바트만 통합 A등급을 받았고, 대부분 B와 C등급을 받았다. 특히 ‘E(환경)’ 부문의 경우 에넥스, 퍼시스, 코아스, 시디즈 등 4개 업체가 C등급을 받았고, 지누스는 ‘주주가치 훼손 우려’ 등급인 D로 평가됐다.
‘S(사회)’ 부문에서도 코아스, 지누스, 시디즈 3곳은 C등급을 받았고, ‘G(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시디즈가 C등급을 받았다.
C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큰 기업에 부여된다. D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되는 단계다.
가구업계의 이런 ESG 평가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이 있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양극화가 뚜렷해지면서 ESG 투자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C, D등급을 받은 업체들은 최근 실적부진과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잡음이 흘러 나왔던 기업들이다.
퍼시스는 최근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국세청의 조사를 받았고, 퍼시스그룹의 자회사인 시디즈까지 여파가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B2B(기업간 거래)가 주력이었던 에넥스와 코아스는 코로나19 이후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고, 지누스는 올해 초 미국 업체들의 반덤핑 소송으로 난항에 빠졌다가 최근 다시 성장세로 접어 들었다.
하지만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ESG 경영 성적표에 대해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실적이 좋지 않았고, 증여나 주식매각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친환경 분야에는 계속 투자해 왔다"면서 "실적도 반등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부분에 대한 반영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가구산업은 탄소배출을 유발할 수 있는 석유화학 소재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 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라면서 "다만, 업계 전반적으로 최고등급 ‘E0’ 자재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고, ESG 경영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평가는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가구에 대한 불신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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