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바일 정신건강치료앱 ‘마나’를 출시한 김선현 연세대 원주의대 디지털임상센터장은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집콕 장기화에 지친 사람들에겐 스스로 정신건강을 체크하고 관리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원본보기 아이콘[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는 산업과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무방비 상태로 팬데믹을 맞닥트린 사람들은 외부활동 감소와 관계의 단절 등으로 우울감과 무력감, 정서적 고립감에 내몰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1 건강생활 통계정보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 수는 지난해 83만1721명으로 2019년(79만8787명) 대비 4.1%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미술치료 전문가로 최근 모바일 정신건강치료앱 ‘마나’를 출시한 김선현 연세대 원주의대 디지털임상센터장은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집콕 장기화에 지친 사람들에겐 스스로 정신건강을 체크하고 관리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우울감을 지칭하는 ‘코로나블루’가 확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위드코로나 전환 이후에도 이른바 ‘심리방역’을 위한 사회적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정부의 방역강화와 사회적 시선 등을 이유로 실제 신경정신과를 찾아 상담받는 수가 우울감을 느끼는 전체 인원 대비 많지 않은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여기에 착안해 신체 건강을 체크하듯 정신건강을 들여다보고 자가진단하는 평가와 증상별 맞춤 해결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상해 개발에 착수했다. 그는 “위드코로나 전환과 함께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PTSD(사고나 폭력 등 심각한 외상으로 인한 신체·정신적 불안과 스트레스)에 대한 사회 전반에 걸친 해소 방안도 고민돼야할 시점”이라며 “정책을 통한 정신건강 복지서비스와 함께 일상 속에서 자신의 우울감, 심리상태를 진단하고 이를 상담을 통해 해소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사회적 우울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 마음 안의 나무를 뜻하는 '마나'는 사용자가 정신건강을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마나의 자가진단평가는 병원 진료와 연계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단계 부터 정신건강의학, 심리학, 미술치료, IT 등 각계 전문가 13인이 참여해 전문성을 높였다.
원본보기 아이콘실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 진료인원은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대비 63.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심리상담은 157만6737건으로 올해 8월에만 13만 5407건을 기록해 지난해 2월 1만3265건 대비 920%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부족해 진단을 받지 못한 인원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같은 수요를 고려해 마나가 제공하는 자가진단평가는 병원 진료와 연계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단계 부터 정신건강의학, 심리학, 미술치료, IT 등 각계 전문가 13인이 참여해 전문성을 높였다.
특히 우울증, 스트레스, 분노, 공황장애 등 한국인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정신건강질환 12개 분야를 중심으로 생애주기별로 자가진단할 수 있는 문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자가 체크 후 증상 결과가 나오면 여기에 맞는 개인 솔루션과 셀프 테라피가 안내되며, 보다 전문 상담을 원할 경우 공인된 심리상담가와 연결돼 저렴한 비용으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연계한 점도 눈여겨 볼 기능이다.
코로나블루에 따른 직장인의 스트레스가 일상화 조짐을 보이자 기업들도 앞 다퉈 구성원의 마음건강 케어에 나서고 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각 기업의 상담 시스템 구축이 직원 복지를 넘어 사회적 책임경영의 한 요소로 주목받으며 기업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정신건강을 체크하고 점검하는 것에 거부감이 덜해지면서 직원의 라이프케어가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세월호 참사, 고성 산불, 포항 지진 등 국내 재난재해 현장에서 상담을 통해 심리치료를 진행해온 김 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한 생활방역 못지않게 심리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상생활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마나를 통해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프로그램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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