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코스피가 2900대로 떨어지면서 갈 곳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개미들을 위한 이색 테마 상장지수펀드(ETF)와 펀드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주린이(주식 초보자)라도 한 번 정도는 들어봤을 만한 테마로 구성한 상품들인데, 전문가가 운용하는 펀드를 주식처럼 쉽게 거래할 수 있고 수익률도 선방하고 있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근 가장 떠오르는 테마는 가상 공간의 분신인 아바타를 통해 현실과 결부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한 메타버스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정착되면서 메타버스 산업은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에 따르면 2019년 464억달러였던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30년 1조5000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오는 13일 메타버스 ETF들이 속속 출시된다. KB자산운용의 ‘ RISE 메타버스 ’, NH아문디자산운용의 ‘ HANARO Fn K-메타버스MZ ’, 미래에셋자산운용의 ‘ TIGER Fn메타버스 ’, 삼성자산운용의 ‘ KODEX K-메타버스액티브 ’ 등이 출시된다.
국내 운용사들은 메타버스 공모펀드를 출시해 이미 시장의 잠재성을 파악한 상태다. 지난 6월부터 국내 증시에 상장된 3개 자산운용사의 3개 메타버스 ETF에는 14일 현재까지 1739억원(순자산)의 자금이 몰렸다. 증시와 달리 수익률도 견조하다. 국내 시장에 가장 먼저 메타버스 공모펀드를 낸 KB자산운용의 글로벌메타버스경제는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3.6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보다 한 달 뒤 출시한 삼성자산운용의 글로벌메타버스(1.60%)도 글로벌 증시 부침에도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한 투자에 나서는 상품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미국 S&P500 ESG 지수에 투자하는 ETF상품(SOL 미국S&P500ESG ETF)을 국내 상장했다. 올해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인 S&P500 내 ESG 점수가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최근 글로벌 탄소배출권에 개인이 투자할 수 있도록 ETF로 구성한 상품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탄소배출권 시장의 대표 격인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과 유럽 외에도 미국 등 탄소배출권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들이다. 삼성자산운용(1종), 신한자산운용(2종), NH아문디자산운용(1종) 등이 포문을 연 상태다.
연내에는 골프 업계에 투자하는 상품도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골프 ETF 개발을 위해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관련 지수를 개발해 연내 ETF를 내놓을 예정이다. 스크린골프 업체, 골프웨어 업체, 골프장 보유 기업 등이 투자 후보군으로 꼽힌다. 최근 골프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수요가 골프장으로 몰리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들의 구미에 맞는 다양한 ETF들이 출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정된 테마에 국한된 투자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열기가 식으면 수익도 같이 꺼질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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