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英도 일할 사람이 없다…물류대란 심화

美 8월 퇴직자수·퇴직률 최고
LA항구 가동률 70%에 불과
英 물류 트럭 기사 부족에 주요 항구 컨테이너 적체 심각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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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확산 속에 미국에서 직장을 그만두는 근로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영국에서는 물류 트럭 기사 부족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구인난이 지속되면서 물류대란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美 퇴직자수 역대 최대

미 노동부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퇴직자 수는 327만명, 퇴직률은 2.9%로 각각 집계됐다.

둘 다 지난 2000년 12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8월 퇴직자 수가 급증한 것은 델타 변이의 확산 시점과 일치한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실제로 대면 서비스 업종에서 퇴직자가 많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요식·숙박업에서 가장 많은 89만2000명의 퇴직자가 나왔고, 소매업과 의료복지업에서도 각각 72만1000명, 53만4000명이 직장을 그만뒀다.


미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의 엘리스 굴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CNBC 방송에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동시에 퇴직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이라며 "계속되는 대유행에 직장 근무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3개월 연속으로 기업들의 구인 건수가 10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업들의 인력난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러한 구인난 여파가 미 물류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구 인력난으로 선박 입항 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물류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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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현재 인력난으로 미국 최대 항구인 로스앤젤레스 항구의 가동률이 최대 70%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선박 병목 현상이 발생하며 지난 5일 기준으로 해당 항구에서만 63척의 선박이 입항 대기 중인 상태다. 입항이 완료되기까지 최장 1개월가량 소요된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보도했다.


통상적으로 1척 정도만 입항 대기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물류 항구 병목 현상이 매우 극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같은 물류대란에 월마트, 코스트코, 타깃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전세 선박까지 동원하면서 자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머스크, 英 트럭 기사 부족으로 선박 우회

영국에서도 물류 트럭 기사가 부족해지면서 공급망 교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영국 주요 항구에서 컨테이너 적체 문제가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가 영국 펠릭스토 항구로 향하던 자사의 대형 선박들을 우회하게 해 인근 국가에서 소형 선박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보도했다. 펠릭스토항은 영국 내 컨테이너 물류의 36%를 담당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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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측은 "펠릭스토항에 컨테이너를 내릴 공간이 전혀 없다"면서 "입항이 오래 걸리는 대형 선박 대신 소형 선박으로 갈아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겨울철 소비 시즌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구인난이 지속된 것이 영국의 물류 대란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펠릭스토항 측은 "트럭 기사가 부족해지면서 통상적으로 4일 걸리던 입항 과정이 현재 10일가량 소요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영국 최대 유통업체인 테스코는 최근 선박 컨테이너를 화물 열차로 옮겨 수입하고 있으며 항공을 이용한 물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고 주요 외신은 전했다.


영국무역협회의 알렉스 베이치 디렉터는 "항구 입항 대란이 영국 공급망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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