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 양육 때문에…" 10년 돌본 조현병 딸 살해한 70대 부부

이 기사의 특정 표현과 관련 없는 이미지.

이 기사의 특정 표현과 관련 없는 이미지.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조현병을 앓던 40대 딸을 살해하거나 이를 방조한 70대 부부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11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부(권순향 부장판사)는 조현병에 걸린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아버지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범행을 도운 아내 B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40대인 딸 C씨를 돌봐온 A씨와 B씨 부부는 지난 4월20일 집에서 A씨가 미리 준비한 도구로 C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들 부부는 이날 밤 범행 후 C씨 시신을 야산 공터에 파묻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2013년 조현병 진단을 받은 C씨는 약 5년 전부터 자신의 자녀와 함께 친정에 들어와 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와 B씨 부부는 C씨의 조현병이 심해지자 앞으로 자신들이 숨진 뒤에는 딸이 아닌 아들이 외손녀를 양육하게끔 만들기 위해 1년 전부터 논의 끝에 C씨를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살인범죄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를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로 엄중한 책임이 뒤따르고 장기간 구체적인 살해 방법을 계획하는 등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했다.


다만 "C씨가 10년 동안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피해자와 손녀를 보살폈고 노령의 피고인이 사망한 후 손녀의 장래를 걱정해 범행을 이른 것으로 범행 경위에 다소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