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미만 미성년자, 4년간 주택 552건·1047억원어치 구입

김회재 의원, 국토부 주택자금조달계획서 분석 결과
552건 중 454건(82%)이 ‘임대목적’으로 주택 구입
만 0세가 24억9000만원짜리 주택구입…임차인도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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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세 미만 미성년자가 4년간 구입한 주택이 1047억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찬스’를 통한 부동산 투기로 출발선부터 자산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9월 이후 4년간 10세 미만 미성년자가 주택 552건, 1047억원치를 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임대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한 경우는 전체 552건 중 82%인 454건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만 8세가 86건, 182억5000만원어치의 주택을 구입해 주택 구입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9세가 79건, 181억9000만원, 7세가 69건, 128억80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태어난 해 주택을 구입한 만 0세의 주택구입은 11건, 구입액은 25억1000만원이었다.

10세 미만 주택 구입자 대부분은 갭투자와 증여로 주택자금을 조달했다.


임대보증금 승계 즉 갭투자를 통해 주택자금을 조달한 경우가 368건으로 전체의 66.7%로 나타났다.


증여를 받은 경우도 330건(59.8%)이었다.


편법 증여가 의심되는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2018년 서울에서 24억9000만원짜리 주택을 공동으로 구입한 2018년생 A씨(당시 만 0세)와 1984년생 B씨는 9억7000만원을 각각 자기 예금에서 조달했고, 임대보증금 5억5000만원을 더해 주택을 구입했다.


태어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A씨가 9억7000만원의 예금을 가지고 24억9000만원짜리 주택을 공동 구매했다는 뜻이다.


2021년 경기도에서 26억4000만원짜리 주택을 3명과 함께 구매한 2021년생 C씨(만 0세)는 증여와 임대보증금으로 주택자금을 조달했다.


주택 입주계획에 따르면 C씨는 본인이 직접 주택에 입주하겠다면서도 동시에 주택을 임대해 임대보증금을 주택자금으로 조달했다. 만 0세 아이가 본인이 살고 있는 집에서 함께 살 임차인을 구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불공정한 부동산 불로소득을 해결해야 코로나 위기가 불러온 자산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라며 “미성년자 편법증여에 대한 검증을 강화해서 세무조사 등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고, 편법증여, 불법 투기를 발본색원하기 위한 별도의 부동산 감독기구도 조속히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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