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도 라가르드도 "공급망이 문제…내년에도 고인플레" 경고

美, EU, 英, 日 중앙은행 인플레 우려
공급망 개선 쉽지 않아.."내년까지 인플레 이어질 것"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유럽, 영국, 일본의 중앙은행 총재들이 인플레이션 상승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상승에 맞춰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중이지만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인한 경제 회복 둔화 우려 속에 운신의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29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콘퍼런스 연설에서 "공급망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어 당황스럽다"면서 "상황이 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도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오래 인플레이션 상승이 이어질 것 같다고 추정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주장을 바꿔 연일 인플레 상승 지속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지난 몇 달 동안 경험한 공급망 병목 현상이 계속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화물 선적과 하역에 문제가 있다고 우려하고 "ECB가 임금 인상 등 2차 혼란 가능성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앤드류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 상승을 매우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일본 기업들이 수요 급증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상황이 완화될 조짐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수요가 너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말했다.


한 주요외신은 최근의 인플레이션 상승이 반도체 공급망 붕괴, 유가 등 원자재 부족에 원인이 있는 만큼 중앙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기준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경우 시중금리 급상승이 불가피하다. 델타 변이와 공급망 파괴로 인한 경제 회복 둔화도 고려해야 한다.


라가르드 총재는 "공급망 병목 현상, 에너지 가격 급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유로존 경제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예상했다.


베일리 총재는 "통화 정책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없고 트럭 운전사를 확보할 수 없다"면서 중앙은행 차원의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베일리 총재는 영국의 국내총생산이 내년 초까지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중앙은행 총재들의 희망 사항은 공급망이 조기에 회복되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현재의 인플레이션 급등은 매우 강한 수요와 마주한 공급 제약의 결과이며, 이는 모두 경제 재개와 관련이 있다. 그것은 시작과 중간, 끝이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영향이 얼마나 클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할지 말하긴 매우 어렵지만 우린 회복하고 극복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각국 중앙은행간에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이견도 포착됐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 상승이 통제 수준을 넘어 설 경우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것이며 연내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에 나설 것임을 거듭 밝혔지만 구로다 총재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구로다 총재는 "새 정부가 어떤 정책을 추진하든 일본은행은 2%의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완화적 통화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구로다 총재는 중국 헝다그룹의 도산 위기가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면서 1980년대 일본 버블 붕괴 당시와 현재 중국의 상황은 다르다고 평가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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