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지진, 화재, 태풍 등과 같은 대형 재난이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위험한 재난 현장에서 신속하고 안전한 인명 구조를 위해 구조용 로봇들이 개발되고 있다. 한국 과학자들이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재난 현장에 투입된 로봇이 현장의 상황을 파악하고 피해자의 위치를 빠르게 알아 내 구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전해곤 인공지능(AI)대학원의 교수가 임성훈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 권인소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교 등과 함께 재난 구조 로봇의 시각 인지를 위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대형재난 대응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재난 구조 관련 연구들은 산업적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아 활발히 연구되고 있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재난 구조 업무에 획기적인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보였지만, 관련 연구를 위한 데이터 셋 부족과 개발된 알고리즘을 검증할 프로토콜이 존재하지 않아 관련 연구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게다가 재난 현장 데이터 셋은 취득이 어렵고 일부 취득한 데이터 셋도 인공지능 알고리즘 학습을 위해 주석화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가상현실 공간에서 재난 현장을 모사한 대규모의 데이터 셋을 제안했다. 실내외 가상환경에서 지진과 화재현장을 연출하였다. 재난 전·후 상황을 같은 공간과 시점에서 정확히 비교할 수 있도록 영상을 획득했고, 3차원 정보와 카메라 위치 정보 및 의미론적 영상 분할 정보를 주석화했다.
특히 재난 현장에서의 피해자 위치 추정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재난 전 상황에서 학습된 공간 정보를 바탕으로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서 피해자의 위치를 단일 영상만을 이용해 추론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제안했다.
전 교수는 “가상현실 공간의 재난 상황을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재난 구조 로봇의 시각인지를 위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제안하였다”면서 “향후 다양한 재난 구조 연구를 촉발하는데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컴퓨터과학-인공지능 분야 상위 0.3% 논문인 ‘IEEE Transactions on Pattern Analysis and Machine Intelligence’에 지난 7월7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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