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마대자루 약 50개 분량의 쓰레기 500kg’
지난 8월17일 “주스 좀..”이란 한 마디에 달려간 양천구 신정3동 주민센터 직원들에 의해 죽음의 문턱에서 구조된 50대 독거남 A씨의 집에서 수거된 쓰레기의 양이다.
코를 찌르는 악취에 산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로 발 디딜 틈조차 없던 A씨의 집안을 대대적으로 청소하기 위해 지난 2일 양천구 신정3동 주민센터와 돌봄SOS센터 청소 업체, 신월종합사회복지관 직원들이 팔을 걷고 나섰다.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 총 12명이 동원된 이날 작업은 7시간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진행됐다. 먼저 오래된 음식물 쓰레기와 집안을 가득 채운 쓰레기더미를 하나하나 선별하는 과정을 거쳐 분리 배출할 것과 버릴 것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비워진 집안을 비롯 배설물과 곰팡이로 뒤범벅된 화장실과 주방, 베란다를 모두가 쓸고 닦기를 반복하며 깨끗하게 청소해 나갔다.
청소가 진행되는 동안 직원과 봉사자들은 한마음으로 A씨가 삶의 의지를 갖추고 다시 일어서길 바라는 간절한 염원과 희망을 집안 곳곳에 심었다. 아침 일찍 시작된 주거환경 개선 작업은 늦은 오후가 돼서야 끝이 났고, 이를 통해 쓰레기장 같던 A씨의 집은 반질반질 깨끗한 보금자리로 새롭게 태어났다.
뿐만 아니라, 신정3동 주민센터는 주거환경 개선활동과 더불어 알콜중독 문제로 오랜 기간 왕래가 없던 A씨의 가족을 설득해 단절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소통의 물꼬를 텄다. 이날 A씨의 집 안 청소를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A씨의 형은 “주민센터의 기민한 대처 덕분에 동생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현재 A씨는 요양병원으로 옮겨져 회복에 전념하고 있으며, 치료를 마치는 대로 깨끗해진 집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신정3동 주민센터는 구청과 협력해 A씨가 전과 같은 삶을 살지 않도록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양천구는 예고 없이 찾아오는 위기의 순간에 구민 여러분께서 가장 먼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며 “앞으로도 구석구석 틈을 놓치지 않는 촘촘한 ‘연결’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따뜻한 지역사회 안전망을 구축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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