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차세대 고효율 태양전지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던 높은 설비투자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공법이 한국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이만종 건국대 교수 연구팀이 외부 공기를 차단한 글로브박스나 습도를 제어한 드라이룸이 아닌 사람들이 쾌적하다고 느끼는 정도의 습윤환경에서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은 실리콘이 아닌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광흡수층으로 사용하는 태양전지다. 최고효율은 25.5%(복합 양이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로 실리콘 태양전지(26.7%)에 버금가는데다 간단한 용액법으로 제작할 수 있다. 태양광 입사각에 따른 효율 변화가 작아 굴곡이 있고 유연한 태양전지 제작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대면적화, 장기안정성, 제조설비 등이 상용화의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높은 습도에서는 전구체 용액이 수분과 결합하면서 고품위 페로브스카이트 결정 형성을 방해하기 때문에 습도가 낮은 드라이룸을 설치해야 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해 일반 습윤 대기 환경(상대습도>40%)에서 제작할 수 있는 새로운 반용매 세척법을 개발했다. 습도에 따른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서로 상보적인 낮은 증기압 특성과 낮은 끓는점 특성을 갖는 다이부틸에터와 다이에틸에터가 혼합된 반용매로 용매를 제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기존 용매제거에 쓰이던 클로로벤젠과 다이에틸에터가 습윤환경에서 빠르게 증발,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의 변형이나 스트레스를 초래하던 것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습윤 대기 환경하에서 제작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중 가장 높은 효율(22.06%)과 안정성(1200시간 후 초기효율의 94% 유지)을 나타냈다. 나아가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제작과정에서 수분과의 반응이 박막 표면에 요철을 발생시키며 이 요철로 인한 전하이동도 저하가 태양전지 효율 감소로 이어지는 것을 규명해 냈다.
이 교수는 "엄격히 조절된 환경 제약에서 탈피해 습윤 환경조건에서도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구현이 가능함을 제시하였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에너지ㆍ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지난 7월30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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