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 대한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90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의 사고 수습이 계속되면서 앞으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군 사망자도 다수 발생하면서 미국의 강력한 보복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탈레반도 국제사회 반응을 의식하며 배후 추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은 아프간 보건당국자를 인용해 카불공항 자살폭탄 테러로 지금까지 최소 90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수치에 미군 사망자도 함께 포함돼있는지 여부는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국방부는 이번 테러로 미군 1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 수습과정에서 계속 시신이 발견되고 있어 앞으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카불공항 인근에서는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두차례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날 저녁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애비 게이트와 이로부터 약 250m가량 떨어진 배런 호텔에서 2차례 폭발이 일어났다. 배런 호텔은 서방 국가들이 카불 탈출 대기자들을 묵도록 하는 숙소로 알려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IS가 운영하는 아마크 뉴스통신은 이날 자체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카불공항 인근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의 주체가 IS라고 주장했다. 미 당국은 추가 테러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테러로 미군 사망자까지 다수 발생하면서 미국은 강도높은 보복을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테러 발생 직후 가진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 테러의 배후는 IS산하의 IS-K라는 테러조직"이라며 "우리는 범인들을 추적해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요한 경우 아프간에 추가 병력 투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탈레반도 국제사회의 반응을 의식하며 이례적으로 강도높게 IS를 비판하고 나섰다. 탈레반은 테러직후 성명을 통해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반드시 범인을 추적해 재판에 회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