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퀵커머스 경쟁의 이면…이륜차 사고 3년간 20%↑

바로고 10분배달 플랫폼 출시
강남일대 빠른 배송 체계 구축
이륜차 사고·부상자수 매년 증가
인도주행 빈번…단속 어려움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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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배송을 무기로 삼는 퀵커머스 산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토바이(이륜차) 관련 사고 위험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강남 일대를 대상으로 하는 10분 배달 서비스까지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도 커지지만 속도 경쟁이 붙은 만큼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은 위협받고 있다. 라이더(배달기사)들은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무리해서 빨리 달릴 수밖에 없다.


배달업계의 속도 전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바로고는 10분 만에 도착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텐고(Tengo)’라는 자체 배달 플랫폼을 구축했다. 서울 역삼동 창고에 식품·생활용품 등을 구비해 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계다. 현재 역삼동·논현동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벌이는 ‘단건배달’ 전쟁도 결국 속도에 대한 경쟁이다. 배달 플랫폼 요기요를 인수한 GS리테일 역시 편의점, 슈퍼마켓, 온라인몰 등과 연계해 퀵커머스 사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빠른 배달과 사고의 연관성이다. 실제로 이륜차 관련 교통사고는 점점 늘고 있다. 26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이륜차 가해 사고 건수는 2018년 1만7611건에서 지난해 2만1258건으로 20%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상자 수는 2만1621명에서 2만7348명으로 26% 늘었다. 이 통계는 이륜차 운전자가 가해차량인 경우로, 보행자를 포함해 이 사고로 발생한 총 부상자 수다.


이륜차가 피해를 입은 교통사고 건수 역시 최근 3년간 증가 추세다. 2018년 사고 건수는 2만2384건에서 지난해 2만6315건으로 17% 증가했다. 이륜차 운전자가 피해자인 사고의 부상자 수도 2만4820명에서 2만9519명으로 19% 늘었다. 이륜차 사고 모두를 배달 경쟁과 연결지을 수는 없겠지만 거리에서 목격하는 이륜차 대부분은 배달오토바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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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당 수수료 형식으로 수익을 얻는 라이더들은 경쟁적으로 속도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다. 더 빨리 더 많이 배달하기 위한 과속, 신호무시, 인도주행 등 불법·난폭운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직장인 박모씨(37)는 "최근 도로에서 굉음을 내며 갑자기 끼어드는 배달 오토바이 때문에 사고가 날 뻔했다"며 "골목길이나 인도를 다닐 때도 시시때때로 튀어나오는 오토바이 때문에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인도 주행을 단속하고 있지만 골목길로 들어가는 이륜차를 일일이 순찰차로 단속하는 건 쉽지 않아 캠코더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토바이 사고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던 세종시는 지난해 이륜차 불법운전을 적발하는 공익제보단을 운영해 큰 효과를 거뒀다. 세종시 관계자는 "지난해 공익제보단이 단속한 이륜차 위반 건수는 약 3000건에 달한다"며 "라이더들이 경각심을 갖게 되면서 이륜차 불법행위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이지선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시장·산업혁신연구원팀장은 "정부가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을 새로 제정하면서 종사자 안전을 제고하는 배달업체를 인증해 주고, 라이더 보험료 부담을 낮춰주는 공제조합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헬멧, 보호장비를 지원하고 교통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교육을 실시하는 등 민간의 노력과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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