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에스엠, 라이크기획 흡수합병 후 지분 매각 "새주인 맞는다"

라이크기획 흡수합병+지분 20% 이상 매각 동시 진행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보다 CJ ENM 새주인 가능성 농후
매각규모 7500억 예측 "가격협의 성공시 두달내 딜 종료"

이수만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

이수만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

원본보기 아이콘


단독[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에스엠 (SM엔터테인먼트)이 '새주인 찾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00% 회사인 라이크기획을 흡수합병하고, 이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18.72%)을 포함한 총 지분 20% 이상을 매각하기로 해 사실상 '딜(거래)' 판이 커졌다. 거래가 성사되면 에스엠 의 경영권이 바뀐다. 새주인은 CJ ENM 이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에스엠 은 라이크기획을 흡수합병 후 이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8.72%와 기타 지분 5%가량 등 총 20% 이상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현재 기준으로 이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3000억원 수준. 라이크기획 합병 후 기타 지분까지 하면 매각가는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은 7500억원을 예상한다. 이렇게 되면 에스엠 의 기업가치는 4조2000억원으로 껑충 뛴다.

프로듀싱 업무 등을 담당하는 라이크기획은 이 총괄 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2019년 당시 에스엠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KB자산운용이 공개 주주 서한을 통해 라이크기획을 에스엠 에 합병하라고 요구했었다. 등기임원도 아닌 창업자 이 총괄 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소유한 라이크기획을 통해 음악 자문 등을 명목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 받아 가면서 배당은 하지 않아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대상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에스엠 은 라이크기획과의 합병안을 끝내 거절하면서 잡음이 일었다. 2019년 당시 회계법인에서는 라이크기획의 기업가치를 약 1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 총괄 프로듀서가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고 에스엠 의 경쟁력을 키워줄 회사에 지분을 전량 매각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면서 "매각 거래는 라이크기획 흡수합병과 동시에 진행되며, 가격에 대한 이해관계만 맞으면 두달 이내 딜은 종료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수는 사실상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CJ ENM 의 2파전이다. 다만 이 총괄 프로듀서의 의지는 CJ ENM 에 더 기울어져 있다. 1995년 이 총괄 프로듀서가 설립한 에스엠 은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에서도 오너 색채가 강한 곳으로 유명하다. 사실상 에스엠 을 시작으로 케이팝(K-POP) 기획사 개념이 처음으로 정립됐고, 이 총괄 프로듀서 역시 직원들로부터 '이수만 선생님' 혹은 '이수만 회장님'으로 불리면서 26년여 간 오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에스엠 에 대한 애정이 강한 만큼 그는 에스엠 을 잘 성장시킬 수 있는 기업에 매각을 원한다. 때문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보다 CJ ENM 에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이미경 CJ 부회장과 이 총괄 프로듀서가 접촉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 에스엠 에 대한 이 총괄 프로듀서의 애정이 상당하므로 지분 매각은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 CJ ENM 입장에서도 최대 규모의 거래가 될 가능성이 커 신중한 딜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CJ ENM 이 매수자가 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법상 자회사·손자회사 지분 의무 보유 비율(상장사 20%·비상장사 40%)을 충족해야 한다. 지주사 CJ의 자회사인 CJ ENM 이 손자회사가 될 에스엠 지분을 20%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매각 자금과 인수 회사와의 시너지 등의 가치를 신중하게 따져보고, 결정을 내리면 재원 마련에 대한 시간도 필요하다.


CJ ENM 입장에서 에스엠 은 매력적인 매물이다. 자사의 제작 역량과 에스엠 이 보유한 아티스트 및 지식재산권(IP)을 결합, 막대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다만 매각가 측면에서는 이견이 쉽사리 좁혀지지 않으면 딜 종료까지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 CJ ENM 과 물밑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CJ ENM 역시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는 사실이지만 결국 3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것은 CJ ENM 입장에서도 최대 거래가 되는 인수·합병(M&A)이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매각가 등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사실상 거래는 불발돼 에스엠 의 새주인 찾기는 지루한 여정을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