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혁신적인 암모니아 생산 공정을 개발했다. 암모니아는 연소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직접 연료로 사용해도 되고 수소를 대량 포함하고 있어 '수소 캐리어'로도 활용될 수 있는 미래형 청정 에너지원으로 손꼽힌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이대훈 플라즈마연구실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상온 상압에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혁신 공정인 탄소무배출 암모니아 생산 혁신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에너지과학 분야 저널 ‘ACS Energy Letters’에 지난 5일 게재됐다.
기존의 암모니아 합성법은 1913년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가 개발한 '하버-보슈법'이다. 2020년 영국왕립학회 보고서는 하버-보슈법으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데 전세계 에너지의 1.8%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세계 배출량의 1.8%를 차지한다. 하버-보슈법으로 암모니아를 합성하려면 압력 200기압 이상, 온도 400℃ 이상의 고온 조건을 갖춰야 한다. 또 수소를 얻기 위해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크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많다.
연구팀은 질소 플라즈마에 물을 공급하고 분해하면서 수소와 질소산화물을 생산하고, 이를 촉매로 공급하여 암모니아를 만드는 공정을 개발했다. 이 플라즈마 반응으로 만든 질소산화물의 99% 이상은 암모니아로 쉽게 합성할 수 있는 일산화질소 상태가 된다. 합성된 일산화질소는 함께 생성된 수소와 반응해 95% 이상의 높은 선택도로 암모니아를 합성하며, 이 반응에 필요한 열은 플라즈마 분해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이용한다.
이 공정은 별도의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도 없는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 하버-보슈법의 대안으로 제안되고 있는 다양한 전기화학적 암모니아 생산법 대비 300~400배의 수율을 거둘 수 있다.
기존의 고온 고압 공정이 아닌 상온 상압 조건에서 물과 질소만으로 암모니아의 생산이 가능하고, 모듈형 시스템을 통해 비교적 쉽게 공정을 대규모로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암모니아 생산과 함께 발생하는 부산물 질산염(Nitrate) 수용액은 농업용 양액, 산화제 등으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연구팀은 향후 대량화 및 제품화 기술 개발을 통해 암모니아 생산 비용과 효율을 개선해 국내외 엔지니어링 업체와 함께 암모니아 플랜트, 특히 상압, 상온 운전이 가능한 중소 규모 플랜트 분야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대훈 책임연구원은 “재생에너지 기반의 전기를 사용하면 이론적으로 탄소배출이 없고 실제 설비 적용이 가능한 수준의 친환경적인 암모니아 생산 공정을 개발한 것”이라며 “앞으로 전 지구적인 탄소 배출량의 획기적 감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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