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 대출비중 82%…'가계빚 폭탄' 터질라

변동금리 대출 비중 '7년 6개월來' 최대
지난달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 700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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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지난 6월 기준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7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천문학적 규모로 늘어난 가계부채 뇌관이 터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제기된다.


7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6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은 81.5%로 2014년 1월(85.5%) 이후 7년 5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2019년 신규 가계대출 기준 변동금리 평균 비중(63.8%, 53.0%)과 비교해 불과 1∼2년 사이 20∼30% 포인트(p)나 뛴 셈이다.

신규 대출이 아닌 가계대출 전체 잔액 기준으로도 6월 고정금리 대출 비율(27.3%)은 2014년 9월(27.2%)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재 남아있는 가계대출 가운데 72.7%가 변동금리 대출이라는 뜻이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점은 금리 상승기를 감안할 때 우려되는 대목이다. 당장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고 정부까지 나서 연일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대출 이자 부담 급증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대출자의 금리 선택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가 대출자가 예상할 수 있는 향후 수년의 잠재적 변동금리 상승분보다 큰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16일 기준 코픽스(COFIX)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49∼4.03% 수준이다. 하지만 코픽스가 아닌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2.89∼4.48%로 변동금리보다 상단과 하단이 0.4%포인트 이상 높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가계빚이 잡힐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308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689조1073억원 대비 6조2009억원 증가한 규모다. 가계대출잔액은 5월 소폭 감소한 이후 두 달 연속 증가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주택담보대출이었다. 지난달 말 주담대 잔액은 489조5837억원으로 전월(485조7600억원)보다 3조8237억원 늘어났다. 이는 올 들어 가장 크게 증가한 규모로 2월(3조7579억원) 증가치를 뛰어 넘는 것이다. 신용대출 잔액도 140조8930억원으로 전월 139조294억원보다 1조8636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증가함에 따라 올 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를 5~6%로 잡은 금융당국의 정책 운용에도 상당한 부담감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가계부채 증가율이 8~9%인 만큼 연간 목표치 달성을 위해선 하반기 3~4%대로 관리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 모든 분야서 크게 늘어났다는 점을 볼 때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부동산 시장 관련 대국민담화'를 통해 "다소간의 비판과 부작용을 감수해서라도 가계부채 억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이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상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 달성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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