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공급 재개에 "50대 접종 예정대로"…'집단면역'까진 가시밭길(종합)

모더나 백신 다음주부터 다시 공급
"물량 공개는 비밀유지협약 대상 여부 검토 필요"
50대 접종 '숨통'…"18~49세 계획도 변화 無"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생산 문제를 이유로 이달에 공급하지 못한 코로나19 백신 물량의 상당 부분이 다음주 국내에 들어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접종일정에 차질이 우려되던 50대를 비롯해 다음달 18~49세 접종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모더나 백신 공급 지연으로 이달 목표로 한 코로나19 백신 1000만회분 도입은 어려워졌다. 정부가 "하반기부터는 더 빨리, 더 많은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자신했지만 첫 달부터 휘청이게 된 셈이다.

55세에서 59세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강서구 백신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55세에서 59세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강서구 백신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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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백신, 다음주 다시 들어온다=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8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모더나 백신 공급 차질과 관련해 "전날 저녁 우리나라 보건복지부 장관과 모더나의 생산 총괄 책임자, 부회장 등이 백신 공급과 관련한 협의를 가졌다"며 "모더나는 앞서 연기된 물량의 상당 부분을 다음 주 우선 공급하고 8월 물량도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우리 정부와 협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협의는 모더나 측에서 지난 23일 7월 공급 물량 연기를 통보한 것과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자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화상으로 진행됐다. 다만 "세부적인 공급 물량과 도입 날짜 등에 대해서는 현재 후속 실무협의 중"이라며 "비밀 유지협약의 대상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 현재로서는 공개가 어렵다. 진전된 사항이 있을 경우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일정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란 게 당국의 설명이다. 손 반장은 "백신의 전체적인 물량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현재 50대 접종계획은 변동의 필요가 없다"며 "18~49세 일반 국민들에 대해서도 8월부터 9월까지 1차 접종을 끝내겠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고, 세부적인 예약과 접종일정 등에 대해서는 이번 금요일(30일) 종합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공급 차질과 관련해 정부가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손 반장은 "공급 일정은 분가, 반기, 연도별 계약물량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변경 건으로 법적 대응 가능한지는 좀 더 검토해봐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전세계적으로 백신 공급 제약사는 소수인 반면 공급을 받기 위해 구매 요청을 하는 국가는 다수라 이 같은 관계에 대한 부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주에는 지금까지 도입된 모더나 백신 총량(115만2000회분)보다 많은 130만회분이 공급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와 모더나의 협상으로 다음 주 130만~140만회분 정도를 제공받고, 8월에는 850만회분이 예정대로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손 반장은 "현재 실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물량 수치는 있으나 후속 협의가 필요하고 비밀유지협약의 대상 여부인지도 모더나 측과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는 이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공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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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000만회분’ 도입 목표 10% 미달=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화이자 백신 267만9000회분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화이자 백신은 이달에만 지난 7일 62만7000회분, 14일 79만9000회분, 21일 186만6000회분 등이 매주 순차적으로 들어와 총 597만1000회분(한·이스라엘 백신 스와프 물량 제외) 도입이 완료됐다. 하지만 일정량을 꾸준하게 공급하는 곳은 화이자뿐인 상황이다. 이번 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18만8000회분, 모더나 백신은 104만회분 들어오는 데 그쳤다. 29일 도착 예정인 얀센 10만1000회분을 포함해도 7월 도입량은 908만회분으로 기존 목표에서 약 100만회분 적다.


급한 불은 껐지만 남은 백신 공급 여부도 낙관할 수만은 없다. 모더나는 위탁생산이 중심인 만큼 향후에도 수급 불안이 재발할 여지가 남아있다. 4000만회분을 계약한 노바백스 백신은 허가부터 지연되고 있다. 노바백스는 최근 우리 정부에 오는 9월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 신청이 어려울 것이란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곧바로 10월 신청을 하더라도 국내 별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탓에 실제 접종은 더 밀릴 수 있다.


◆부스터샷·청소년용 필요성↑= 국내에서도 변이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과 돌파감염 증가에 맞춰 부스터샷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당국은 오는 10월 이후 올해 초 접종자를 시작으로 부스터샷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소년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6일 12세 이상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화이자 백신의 허가를 변경한 데 이어 전날 모더나 백신에 대해서도 투여 연령 확대를 위한 심사 절차에 들어갔다.


‘국민 70% 접종’이 가시화되는 4분기 이후 내년에도 공급이 이어져야 하는 만큼 백신 추가 확보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번 모더나 공급 문제 이후 앞으로도 다른 백신이 계획대로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은 남아있다"며 "전 국민 2차 접종이 마무리된 연말부터는 부스터샷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지금부터 추가 계약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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