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부터 金까지…재테크에 빠진 MZ세대

'벼락거지 될라' 재테크 열공나선 MZ세대
재테크 열풍으로 MZ세대 가계대출 급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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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2030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재테크 열풍이 뜨겁다. 주식과 비트코인 등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곳부터 안전자산인 금(金)까지 투자처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중고 명품을 사고파는 이른바 리셀(resell·되팔기)테크도 새로운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KRX(한국거래소) 금 시장’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 일반상품계좌를 개설한 개인투자자의 51.8%가 2030세대로 나타났다.

MZ세대가 이처럼 금 투자를 주목하고 나선 것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좋은 투자처이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지나치게 큰 가상화폐와 연일 고점을 갱신하고 있는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부담감에 ‘안전자산’인 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MZ세대가 금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82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량 역시 126.2kg으로 같은 기간 19.4% 늘었다.


변동성이 높은 코인에 대한 MZ세대의 열정도 지속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의 가입자는 4월 말 기준 581만명이다. 이 중 MZ세대의 비중이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수익을 위해 큰 변동성을 무릅쓰겠다'는 MZ세대의 코인투자 열풍은 치솟는 자산가격과 가만히 있으면 '벼락거지'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됐다. 미국의 투자플랫폼 이트레이드에 따르면 18~34세 개인 투자자의 70%가 코로나 이후 자신의 ‘리스크 내성’이 더 높아졌다고 답했다. 국내 한 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중고 명품을 사고파는 리셀시장도 MZ세대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인기와 희소성이 있다면 웃돈을 줘서라도 구매하고 가치가 오르는 미래에 다시 되파는 방식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MZ세대의 중고거래는 지난해 1~11월 1100만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11% 늘었다. 거래금액은 1조1000억원으로 19% 증가했다. 전체 거래의 약 70%가 MZ세대에서 이뤄졌다.


MZ세대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리셀상품은 신발이다. 일명 '슈테크(슈즈+재테크)'로 불리는데 가격대가 그렇게 높지 않지만 찾는 사람이 많고 희소성 때문에 가격이 치솟는 특징 등으로 인기가 높다. 예컨대 이른바 빅뱅의 지드래곤과 나이키가 협업해 출시한 한 신발의 경우 21만9000원이 정가지만 리셀시장에서 가격은 무려 1300만원으로 5836%나 치솟았다.


다만 MZ세대의 재테크 열풍의 이면에는 급증한 가계대출이 자리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부동산부터 주식, 코인까지 재테크 수요 증가로 발생한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은행이 MZ세대에 빌려준 가계대출 규모는 올해 3월말 기준 259조6000억원으로 1년간 44조7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총 가계대출 증가분 중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33.7%에서 2020년 45.5%로 상승했다. 올해 중에는 50.7%에 달하고 있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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