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청해부대 34진인 문무대왕함의 승조원 6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현재 전체 승조원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할 예정이어서 확진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5일 국방부에 따르면 청해부대 다수의 승조원이 감기증상을 보여 지난 13일 승조원 6명에 대해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한 결과 전원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14일 간부 1명은 폐렴증세를 보여 현지 민간병원으로 후송조치됐고 이 병원에서 PCR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문무대왕함에는 함 승조원을 비롯해 특수전(UDT·SEAL) 장병으로 편성된 검문검색대, 해상작전헬기(LYNX)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 명으로 구성돼 아프리카 아덴만 지역에 파병됐다. 현재 청해부대는 확진자들을 함정 내 분리된 시설에 격리했고, 유증상자들도 함정 내 별도 시설에 코호트(동일집단) 격리중이며 전체 승조원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확진자 6명이 대부분의 승조원과 좁은 공간에서 접촉했을 가능성이 커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군함은 내부에 격벽과 밀폐된 공간이 많고, 환기 시설이 모두 연결돼 있어 감염병이 확산하기 쉬운 구조다. 만약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항해를 중지하고 복귀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 작전도 중단할 수밖에 없다. 군은 수송기 투입 가능성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에는 해군 상륙함 고준봉함에서 확진자 30여 명이 무더기로 쏟아지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와 프랑스 항모인 ‘샤를 드골호’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모항으로 복귀한 사례도 있다.
군은 폐렴 증세가 있는 간부가 지난달 말 현지 한 항구에서 군수물자 적재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감염경로를 조사중이다. 또 청해부대가 연합해군사령부 대해적 작전부대(CTF-151)과 유럽연합 소말리아 해군사령부가 주도하는 해양안보작전 등에 참여해 타군 확진자와 접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해부대 34진은 파견전인 지난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PCR 검사를 한 결과 전원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또 1차 검사 이후 출항 전까지 2주간 외부 인원과의 접촉을 차단했다. 일각에서는 고준봉함 사례에서 함정의 집단감염 취약성이 확인된 이후라도 청해부대에 선제적으로 백신을 공급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합참은 "전체 승조원 대상 진단검사를 위해 현지 외교공관과 협의 중"이라며 “확진자의 신속한 치료와 확산방지 대책, 국내 복귀를 위한 수송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해부대 34진은 33진 최영함과 지난 3월 임무를 교대하고 오는 8월까지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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