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카드 만지작대는 기아 노조

현대차 노조 연대의지 표명
임단협 결렬 선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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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의 분수령을 맞았다. 현대차 노사가 교섭 재개로 3년 만의 파업 위기를 일단 모면했지만 기아 노조가 현대차처럼 임단협 결렬 선언과 파업권 확보 ‘카드’를 들이밀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아가 현대차의 파업행위를 지지하며 연대 의지를 밝힌 가운데 한국GM 역시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완성차 업계 파업의 불씨는 여전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종태 금속노조 기아지부장은 전날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기아 소하리공장 본관에서 열린 임단협 6차 본교섭에서 "이번 주 교섭이 21년 임단협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사측은 교섭에서 현장의 조합원들이 납득할 만한 제시안이 나오도록 검토하기를 바란다"고 엄포를 놨다. 기아차 노사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 2시부터 7차 본교섭을 벌인다.

기아 노사는 주요 안건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언급한 ‘공정한 성과 분배’를 내걸고 월 기본급 9만9000원 정액 인상, 전년도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최대 만 65세까지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및 부당징계 철회, 주35시간 근로시간 단축,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 철회, 라인 수당 인상 및 노동강도위원회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이에 대해 "노조의 요구안과 관련해 지난해 합의와 올해 상황을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중노위 쟁의조정 신청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지난해 14일간 파업을 진행한 기아 노조는 최근 내부 소식지를 통해 "현대차지부의 압도적 쟁의행위 결의를 지지하며, 함께 투쟁할 것"이라며 연대 의지를 밝혔다.


한국GM 노조도 파업을 위한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한국GM 사측은 지난 13일 열린 임단협 11차 교섭에서 "올해 상반기 8만대의 생산 손실이 났다"며 기본급(호봉승급 포함) 2만원 인상, 사무직 정기승급분 유지, 격려금 총액 350만원, 스파크 2022년 8월까지 생산 연장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월 기본급 9만9000원 정액 인상, 성과급 통상임금의 150%, 코로나19 극복 및 생계비 보전 격려금 400만원 등이 담긴 요구안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측의 제시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수정안이 나올 때까지 교섭을 중단하기로 했다. 특히 한국GM 노조도 파업을 묻는 찬반 투표에서 76.5%의 찬성률을 확보했고 지난 7일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한 상황이어서 이르면 이번 주 중앙노동위 결정이 나오면 쟁의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 역시 파업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워졌다. 노조는 지난 12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금속노조로 체제 전환 논의를 시작했다. 앞서 현 집행부는 2018년과 지난해 금속노조로 체제 전환을 시도했지만 노조원 투표에서 무산된 바 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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