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트댄스, 中 당국과 면담 후 IPO 무기한 연기

올초 사이버안보 당국 만나
데이터 보안 규정준수 요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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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해외 증시 상장(IPO) 무기한 연기 배경에는 올해 초 정부 당국자들과 면담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바에 따르면 중국 사이버안보 규제기관은 바이트댄스에 데이터 보안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면서 바이트댄스가 IPO를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버안보 당국은 바이트댄스 앱들의 데이터보안 규정준수에 대해 우려하면서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저장하고 관리하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바이트댄스 창업주인 장이밍은 지난 3월 미국 또는 홍콩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었으나 당국과의 면담 이후 계획을 보류했다. 바이트댄스는 지난해 12월 기준 시장가치는 1800억달러(약 20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장이밍은 정치적 환경을 이유로 "지금은 IPO를 할 적절한 때가 아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 공유 서비스 디디추싱이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했다 중국 당국의 사이버안보 조사를 받고난 후 앱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등 후폭풍을 맞은 가운데 뒤늦게 바이트댄스의 IPO 연기 배경에 대해 밝혀지면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최근들어 중국 정부는 '상장허가제'라는 명목으로 자국 IT기업들의 해외상장을 더욱 옥죄고 있다. 상장허가제는 이용자 100만명 이상의 IT기업이 해외 증시에 상장하려면 국가안보 위협 요인이 없는지 사전 심사를 받도록 의무화한 조치로, 사실상 해외상장 금지조치나 마찬가지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중국 당국은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자국 IT기업이 해외 증시에 상장할 경우 민감한 데이터가 미국 등으로 유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바이트댄스의 경우 디디추싱과 달리 재정적으로 안정돼 IPO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트댄스가 지난달 회사 내부에 공지한 지난해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343억달러(약 39조4000억원), 매출총이익은 190억달러(약 21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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