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크래프트가 쏘아올린 '셧다운제' 폐지론…움직이는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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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인크래프트가 셧다운제 탓에 사실상 성인용 게임이 될 위기에 놓이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셧다운제 폐지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오는 13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게임셧다운제 폐지 및 부모 자율권 보장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에서는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 게임 산업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정부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다룰 계획이다.

셧다운제의 실효성 논란은 과거부터 계속돼 왔다. 특히 제도의 주된 논리로 이용되는 ‘게임 중독 방지’와 관련해 청소년들이 부모의 아이디를 사용하거나 해외 계정을 통해 콘텐츠를 다운받는 등 우회 방법이 얼마든지 있고, 일률적인 접속 차단으로는 게임 중독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청소년들의 수면권 보장을 위해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게임 이용자의 수면 시간과 게임 이용 시간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연구가 보고되면서 논리가 무력해진 상황이다.


마인크래프트는 정치권이 다시 셧다운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기폭제가 됐다. 앞서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Java Edition)을 공급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한국에만 19세 미만 사용 제한 공지를 했다. 셧다운제 대상을 가려내기 쉽지 않아 아예 사용 자체를 차단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네이버 마인크래프트 팬카페 ‘우리들의 마인크래프트 공간'은 성명문을 내고 "게임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해외에 비해 한국은 셧다운제 시행으로 IT강국, 게임강국이라는 이름에도 산업을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이대로 교육적이고 창의적인 게임의 대명사이자 메타버스의 선두주자로 여겨지던 마인크래프트조차 성인 게임으로 전락하는 전무후무한 게임 시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에서는 여야 모두 셧다운제 폐지를 추진 중이다. 허 의원은 지난 5일 게임중독이란 용어를 게임 과몰입으로 개선하는 내용의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및 게임인식 개선법(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전용기 의원이 셧다운제 폐지 개정안을, 강훈식 의원이 완화 법안을 낸 상태다.


대권 주자들도 셧다운 폐지에 힘을 싣고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는 "미래를 규제할 수 없다. 전 세계 1억5000만명 이상이 즐기는 게임인 마인크래프트가 셧다운 규제를 받게 됐다"면서 "혁신의 시대에 부처의 복지부동이 게임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예비후보도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이자 최다 우승국"이라며 "청소년 셧다운제 폐지를 정부가 검토했으면 한다"고 거들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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