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검증대에 선 윤석열의 첫 메시지 "공정"

15분간 선언문 읽은 뒤
40여분 동안 기자 질의응답
"법치를 근간으로 한
건강한 경쟁이 공정"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전 대선 출마 기자회견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1.6.29 [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전 대선 출마 기자회견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1.6.29 [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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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박준이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 참여를 공식화하며 내세운 메시지는 예상했던 대로 ‘공정’이다. 여기에 ‘주권 회복’을 곁들인다. 현 정부가 공정하지 않은 정책을 펼쳐왔으며, 국민 주권을 침해했다는 ‘법률가적’ 비판은 ‘정권교체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29일 윤 전 총장이 밝힌 ‘대국민 메시지’ 형태의 선언문에서 그는 공정을 ‘법치를 근간으로 한 건강한 경쟁’이라고 정의한다. 다만 공정한 경쟁을 하면서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뒤쳐진 사람들도 배려하자는 ‘따뜻한 공정’ 메시지도 담는다. 그가 지난 3월4일 검찰총장 퇴임 때 밝힌 ‘어떤 위치에 있든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다짐을 ‘국민 주권을 되찾겠다’는 결심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또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국민과 세력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자유우파부터 중도, 반문(반 문재인) 진보세력까지 아우르는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윤 전 총장은 15분 간 선언문을 읽고 기자들과 40여분 동안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간 잠행을 이어오며 ‘측근 전언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질의응답도 사전 조율 없이 즉석에서 이루어진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오전 윤봉길기념관 앞에 윤 전 총장 지지자들의 현수막과 응원 화환이 설치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오전 윤봉길기념관 앞에 윤 전 총장 지지자들의 현수막과 응원 화환이 설치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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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참여 선언 장소를 독립운동가인 윤봉길 의사 기념관으로 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애국과 헌법 정신을 강조하는 측면도 있지만 충청권에 소구 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윤봉길 의사는 충청권의 대표적인 독립지사다. 이날 행사장 주변엔 아침 일찍부터 지지자 수십 명이 모여 ‘윤석열로 똘똘 뭉쳐 대통령으로 가자’, ‘검증 다했다 윤석열 대통령’ 등 현수막을 붙였다. 윤 전 총장 팬클럽 ‘열지대’를 만든 김상진 씨는 "국민들이 정치적, 경제적 고민 없이 인간의 기본적인 삶에 만족하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면서 "나라 걱정 안 하고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본인 명의의 SNS 페이스북 계정도 처음 개설했다. 이곳에 "여러분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자주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처음으로 SNS를 시작했다"면서 "언제든지 어떠한 이야기라도 좋다. 마음을 다해 여러분과 대화하겠다"는 글을 게재했다. 윤 전 총장은 보라색 줄무늬로 된 반팔 셔츠를 입고 반려견과 함께 찍은 프로필 사진도 올리며 ‘친근한 이미지’를 표방하려 애썼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전 검찰총장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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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가 시작되면서 국민의힘 입당을 추진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이날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 선언식에는 윤봉길 의사 장손녀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뿐 아니라 권성동·백종헌·정점식·정진석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 여러 명도 참여했다. 윤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출마 선언이라는 게 본인으로서는 중요한 결정인데 그런 선언을 할 때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기억하는 장소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의원은 "현장에서 (윤 전 총장과 대화를 나눌) 간단한 자리도 마련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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