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영 기자] 새우튀김 한 개를 환불해달라고 요구하는 고객에 시달리던 50대 점주가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가운데, 이를 한 KBS 라디오 프로그램이 사연 퀴즈로 내 논란을 빚었다.
KBS 라디오 '황정민의 뮤직쇼' 진행자인 황정민 아나운서는 22일 방송에서 "이것 1개의 환불 다툼에서 시작된 싸움이 분식집 주인을 죽음으로 몰고 가 공분을 사고 있다"며 "다음 중 이것은?"이라고 퀴즈를 냈다. 그가 보기로 제시한 것은 삶은 달걀과 새우튀김, 순대염통이었다.
황 아나운서는 퀴즈 정답을 공개한 후 "퀴즈로 내도 되는 사안인가 많이 망설였다"며 "이렇게 퀴즈를 통해서라도 많은 분이 이 내용을 알고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풀어봤다"고 그 취지를 전했다.
이날 KBS 시청자권익센터 홈페이지에는 KBS 라디오 프로그램 '황정민의 뮤직쇼'의 퀴즈 코너에 나왔던 문제가 불편하다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화장품 선물세트를 걸고 객관식 문제를 맞힌 청취자에게 선물을 주는 퀴즈"라면서 "처음 이 퀴즈를 듣고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의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명분하에 이 슬프고도 아픈 소식을 퀴즈의 한 소재로 사용한다? 많은 사람들이 상품을 타기 위해 이 문제를 맞히는 게 과연 국민의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취지에 맞는지 저는 도무지 모르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문제를 내는 것이 고민이었다고 말했는데, 그렇게 신중하게 고민했다면 문제를 내지 말았어야 했다"며 "유가족에게 대못을 박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이 글을 남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나는 음악과 웃음이 넘치는 프로그램에서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차라리 이 소식을 전하며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것이 청취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KBS 측은 23일 공식입장을 통해 "선한 의도로 시작을 했지만, 그 때문에 불편을 느낀 분들이 계시면 당연히 사죄드려야 한다”며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황정민 아나운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방송된 '황정민의 뮤직쇼' 오프닝에서 "어제 방송 중 퀴즈와 관련해서 깊은 사과드린다. 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생각해보고자 하는 마음이었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 마음 깊이 받아들이고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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