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서 '대연정' 철학 강조한 文대통령…"北 백신 공급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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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오스트리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연방 하원을 찾아 ‘대연정’ 철학을 높이 평가했다. 이념성향이 다른 정치세력들과도 파트너십을 맺는 ‘통합 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볼프강 소보트카 오스트리아 연방 하원 제2의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대연정은)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 중요한 정치 철학적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의회는 연대와 합의의 산실"이라며 "오스트리아 정치의 특징인 대연정과 사회적 파트너십은 합의·포용정신을 반영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대연정은 대체로 의원내각제 국가에서 이념성향이 다른 주요 정당들이 구성하는 연합정부를 뜻한다. 오스트리아는 2차 대전 이후 진보 계열 사민당과 보수 계열 국민당이 대연정을 해 왔으며, 현재는 보수우파 성향의 국민당과 중도 좌파 녹색당이 연정을 구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내각제 수준의 대연정 제안을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여야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통합과 포용의 정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대연정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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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번 오스트리아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5G·디지털·수소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의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오스트리아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15일~17일 스페인을 방문,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정상회담,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의 회담을 갖고 상원과 마드리드 시청을 방문한 뒤, 마드리드·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경제인 행사에도 각각 참석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앞서 열린 한·오스트리아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동의한다면 북한에 대한 백신 공급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 백신을 제공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북한 주민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인도 지원이 제공되도록 하는 국제적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고 호응했다. 향후 북한의 태도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스트리아(비엔나)=공동취재단·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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