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전세계 주요 언론사와 소셜 미디어, 영국 정부 등의 웹사이트가 접속 불능 1시간여 만에 정상화되며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이 같은 대규모 접속 대란 사태가 언제든 재발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NN,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BBC를 비롯해 전세계 주요 언론사들은 8일(현지시간) 한때 접속이 일제히 차단됐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비롯해 미 전자결제업체 페이팔, 영국 정부 웹사이트 등 피해를 본 웹사이트는 수천개에 이른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들 웹사이트가 다운된 원인이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패스틀리의 기술적 장애 때문이라고 전했다. 패스틀리는 이들 웹사이트에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을 제공하는 업체로, 인터넷 사용자들이 콘텐츠에 더 빠르게 접속할 수 있도록 세계 곳곳에 캐시를 저장해 두는 서버를 운영한다.
이 서버는 데이터를 저장, 전달하는 일종의 물류센터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하나의 서버에서 기술적 장애가 발생하면 이를 이용하는 각국 주요 웹사이트가 동시다발적으로 마비될 수 있다. 특히 패스틀리와 같은 CDN 서비스 업체는 전세계에 몇 개가 되지 않아 이들 중 한 곳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광범위하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통신은 이번 사태가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거대 기업들도 얼마나 취약한지 그 단면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디지털 콘텐츠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위험 요인이다. IDC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쌓인 디지털 콘텐츠 양 보다 향후 3년간 생겨날 디지털 콘텐츠 양이 더 많은 것으로 예상된다.
웹 성능 모니터링 업체인 캐치포인트의 메흐디 다오우디 최고경영자(CEO)는 "서버의 용량이나 성능 문제는 해결될 수는 있지만 완벽하지 않다"며 "패스틀리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패스틀리는 이날 서비스 정상화 이후 "이번 장애에 해커가 개입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광범위한 웹사이트 불능 사태는 종종 해킹의 결과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지난 2016년에도 인터넷 호스팅 업체 딘이 대규모 디도스 해킹 공격을 받으며 미 주요 웹사이트의 절반 가량이 동시에 마비됐다. 당시 트위터와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레딧 등 유명 웹사이트와 CNN,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사들이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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