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CEO 지난해 보수 5% 늘어…기업 이익은 10% 이상 줄어

보수 중간값은 141억원…일반 직원 보수 증가율은 2.6%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제공=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제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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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코로나19로 기업 실적이 둔화된 지난해에도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보수는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AP통신이 기업 정보 조사업체 이퀄라(Equilar)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속한 기업 CEO의 보수 총액이 1270만달러(약 141억원)로 집계돼 2019년보다 5% 늘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보수 증가율은 2019년 4.1%에 비해 되레 높아졌다. 지난해 S&P500 기업의 주당 순이익은 10% 이상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CEO 보수는 증가했다.

직원들 보수 상승률은 CEO의 절반 수준인 2.6%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CEO들이 받는 보수는 미국 일반 노동자들이 받는 보수의 172배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의 167배보다 증가했다. 계층간 부의 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런 부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8일 6조달러(약 6700조원) 규모의 2022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 연방정부 예산안을 공개하면서 재원 마련을 위한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안을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소득세 최고세율을 37%에서 39.6%로 높이고 부부 합산 연간 소득 50만9300달러 이상, 개인 소득 45만2700달러 이상인 고소득층에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부동산, 주식, 채권 등의 매각 차익에 부과하는 자본이득세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퀄라의 CEO 보수 조사는 만 2년 이상 재직한 CEO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조건에 해당하는 CEO는 342명이었으며 조사 대상 중 61% CEO가 2019년보다 많은 보수를 받았다. 2019년 보수가 증가한 CEO 비율 62%와 비슷했다.

조사 대상 342명 CEO 중 여성은 16명이었다. IBM의 버지니아 로메티 등이 물러나면서 2019년 20명에 비해 4명 줄었다. 여성 CEO 중 16명 중 13명의 보수가 지난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여성 CEO의 보수 중간값은 1360만달러로 2019년에 비해 되레 1.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 CEO 중에서는 AMD의 리사 수 CEO의 보수가 가장 많았다. 100만달러가 넘는 기본 급여와 현금 보너스 250만달러, 주식과 스톡옵션 2350만달러 등 총 2710만달러를 받았다. 다만 수의 보수는 2019년 5850만달러에 비해서는 절반 이상 줄었다. 제너럴 모터스(GM)의 메리 바라가 여성 CEO 중 두 번째로 많은 보수를 받았다. 바라는 지난해 2320만달러를 받았다.


많은 CEO들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고통 분담 차원에서 급여를 자진 삭감했다. 이번 조사 대상 342명 중 약 20%가 급여를 삭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급여가 CEO 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보너스와 주식으로 받은 성과금이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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