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국내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인 MDM그룹이 사모투자 운용사(PE)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홈플러스 부산 가야점을 인수한다. 연초 코람코자산신탁 보유의 홈플러스 점포들을 인수한 이후 MBK가 폐점하기로 한 매장에 대한 추가 인수에 나선 것이다. MDM그룹은 대형 유통점 건물을 허물고 분양 매출 1조원에 육박하는 주상복합 아파트를 건설해 분양할 계획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DM그룹은 홈플러스 부산 가야점을 약 3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현재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인수대금을 치르기 위해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인수금융은 대출 상환 및 담보권 우선순위에 따라 선순위 중순위 후순위 등으로 나눠 기관 투자자를 모집한다.
MDM그룹은 인수 자금을 빌려줄 투자자들에게 홈플러스 부산 가야점 토지와 더불어 더샵반포리버파크의 시행이익을 담보로 제공했다. 각 사업 부지와 시행이익에 대주단을 담보권자로 질권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더샵반포리버파크는 MDM그룹이 포스코건설과 함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분양하는 소형 아파트다.
개발 계획에 따르면 MDM그룹은 인수 후 대형 유통점 건물을 허물고 해당 부지에 주상복합 아파트를 건설해 분양한다. 사업 인허가를 받은 뒤 2023년 착공에 들어가 2026년 준공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저층의 유통점 건물을 고층의 주상복합 아파트로 개발해 분양하는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분양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MDM그룹이 개발 사업을 위해 MBK가 보유한 홈플러스 매장 추가 인수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홈플러스 140여 개 매장을 보유한 MBK는 최근 부산 가야점을 포함한 대구 스타디움점, 대전 둔산점과 탄방점, 안산점 등을 폐점하기로 하고 일부 매각을 완료했거나 매각을 추진 중이다.
MDM그룹은 지난달 코람코자산신탁이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해 보유하던 홈플러스 10개 점포를 인수했다. 서울 가양점, 시흥점, 고양 일산점, 인천 계산점. 수원 원천점, 안산점, 천안점, 부산 장림점, 대구 동촌점, 울산점으로 총 47만5228㎡ 규모다. 이 리츠에는 국민연금과 우리은행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 점포는 홈플러스와 장기임대차(마스터리스) 계약이 맺어져 있어,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당장 다른 용도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하지만 MDM그룹이 홈플러스 부산 가야점을 주상복합으로 개발하기로 하면서 다른 점포들도 향후 개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MDM그룹은 부동산 개발 회사이기 때문에 홈플러스와의 계약 기간이 끝나는 대로 순차적으로 개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형 유통점이 대부분 대도시 또는 신도시에 위치해 있어, 개발 사업을 통해 막대한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개발 사업들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용 불안에 처한 홈플러스 노동자들과의 마찰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유통점 건물을 주거용 등으로 용도를 변경해 지자체 등으로부터 인허가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특혜 시비가 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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