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밀어올린 '제주도' 집값

코로나19로 관광객 몰리면서 경기↑
비규제지역 이점으로 투자자 관심
2012년 이후 매매·전세 최고 상승
인기단지 잇따라 신고가…호가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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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코로나19가 제주도 집값을 띄우고 있다. 국내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집중되며 지역 경기가 살아나는 상황에서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에 비해 집값이 저평가됐다는 인식까지 퍼지면서 매수세가 집중되는 분위기다. 인기 단지는 이미 호가가 10억원을 훌쩍 넘었고, 전셋값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역 중개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수요에 비해 매물이 적기 때문에 가격 오름세가 앞으로 더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제주도 아파트값은 이번주 1.17% 올라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약 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간 단위로 상승률이 1%대를 돌파한 것도 2015년 12월 둘째주(1.01%) 이후 약 5년5개월만이다.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지난해 말까지 3년간 하락추세를 보였지만 최근 다시 상승세에 접어든 분위기다.

제주도 집값이 이처럼 빠르게 오르는 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관광 활성화와 비규제지역 이점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지난해 전국적으로 확산한 부동산 투자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대부분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었지만 제주도는 제외됐다. 전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비규제지역으로 대출제한 등에서 자유롭다보니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제주시 노형동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관계자는 "실거주자 뿐 아니라 외지인들의 투자문의도 많은 상황"이라며 "제주는 단지당 가구수가 많지 않아 매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제주시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노형동 노형2차아이파크의 경우 115㎡(이하 전용면적)가 지난해 12월 10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현재 호가가 13억2000만~14억원으로 올랐다. 84㎡대는 지난해 초만해도 7억원 초반대에 거래됐으나 지난 2월 9억원에 실거래가됐고 호가는 10억5000만원 수준이다. 인근 공인 관계자는 "제주도는 고급상권이나 학군 등을 두루 갖춘 단지가 많이 없기 때문에 수요가 몰릴 땐 부르는게 값"이라고 말했다.

노형e편한세상 125㎡ 역시 지난달 9억7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찍었고, 도남동 도남해모로리치힐 74㎡도 지난달 6억60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되는 등 주요 단지에서 신고가가 잇따르고 있다. 연동 옛 대한항공 사옥 자리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 1·2단지는 84㎡ 기준 9억원대의 높은 분양가에도 흥행에 성공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힌 이후 ‘제주도 살기’와 같은 거주 수요도 늘면서 전셋값도 오르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제주도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 0.90% 올라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세 수급지수는 119.2를 기록해 역시 약 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수요가 받쳐 주면 매매가도 장기적으로 더 오를 수밖에 없다"며 "제주도는 다른 광역시에 비해 상당히 저평가돼 있어 투자 가치도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1일 제주시 금능해수욕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해 7월1일 제주시 금능해수욕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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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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