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상조" vs "교육격차 해소해야"…'9월 전면 등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은혜 "9월부터는 전면 등교 이뤄져야"
방역당국 "유행 상황 종합 판단해야"
전문가 "전면 등교할 경우, 방역수칙 철저히 준수하는 수밖에"

한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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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확진자 계속 나오는데 등교해도 되는 건가요?", "학습 격차 해소를 위해 아이들이 등교했으면 좋겠어요."


교육부가 2학기부터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전 학년의 전면 등교 수업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만큼 전면 등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도 있는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더는 등교를 미룰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는 고3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의 백신 접종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코로나19 학교 방역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오는 9월 2학기에는 전면 등교를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체 학생의 등교 수업을 위해서는 철저한 학교 방역이 전제돼야 한다"며 전국 시·도 교육청 그리고 방역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당국은 2학기 전면 등교를 위해 선제적 유전자증폭(PCR) 검사 확대와 함께 여름방학까지 전체 교직원의 백신 접종을 마칠 수 있도록 했다. 특수학교 종사자와 유·초·중·고교 보건교사를 상대로 한 백신 접종은 지난달 12일부터 시작된 상태다.

다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 계획은 아직 불확실해 전면 등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방역당국은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학생에 대해서만 여름방학이 끝나는 8월까지 백신 접종을 마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다. 그러나 고3을 제외한 나머지 18세 미만 청소년들의 접종 여부는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The-K 한국교직원공제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 학교방역관련 전문가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The-K 한국교직원공제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 학교방역관련 전문가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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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2학기 전면 등교를 위한 요건 관련 질의에 "확진자 발생 규모나 양상, 학교 내 전파·유행 발생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교직원 백신 접종과 관련해 "교사의 경우 예방 접종이 조기에 진행될 수 있게 교육부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다만) 학생의 예방 접종과 관련해선 일단 백신 접종 허가 범위가 변경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맘카페 등에서도 전면 등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경기 수원 맘카페를 통해 "학생들이 아직 백신 접종을 맞지 않았고, 접종 계획도 없다 보니 전면등교는 위험할 것 같다. 또 마스크 착용하고 어떻게 온종일 수업을 받을 건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급식 시간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급식을 안 한다면 모를까 전교생이 모두 등교하는 것은 위험하다"라며 "급식실에서 가림막 등 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급식 선택권을 학교에서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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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각에서는 비대면 수업이 늘어날수록 학력 격차가 커질 수 있다며 더는 등교를 미룰 수 없다고 했다.


한 누리꾼은 경기 분당 한 맘카페를 통해 "등교 수업은 필요하다.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도 많지 않나"라며 "이미 여행지에 사람들이 넘쳐나고, 백화점은 보복 소비로 매출이 오르고 있다는데 등교는 왜 반대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전면등교가 어렵다면 선택적 등교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코로나19로 1년 넘게 실시된 원격수업이 학습격차를 심화시켰다는 설문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교육자치연구소가 전북지역 학생 1012명과 교사 299명, 학부모 336명 등 167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원격 수업이 학습 과정을 이해하는데 충분하다'고 응답한 학생은 2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34.6%로 더 많았다.


또 '온라인 학습이 공부 집중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도 절반 가까운 49.8% 학생들이 전혀 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답한 학생은 17.5%에 불과했다.


전문가는 학생 간 감염을 우려하며 전면 등교할 경우, 개인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직 고3을 제외한 학생들의 백신접종 계획이 정해진 바 없다. 교사가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서 교실에 집단 면역을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결국 학생들은 여태까지 해왔던 대로 마스크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는 거다"고 밝혔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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