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오늘은 대단한 날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실내외 마스크 착용 지침을 대폭 완화하자 마스크를 벗으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초만 해도 감염자가 폭증했던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방역 모범국으로 거듭났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가장 큰 배경은 높은 백신 접종률이다.
미국은 지난 1월 초만 해도 하루 확진자가 30만명대까지 치솟았다. 당시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422만5756명으로, 지난해 말까지 2000만명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연방 정부의 목표에는 한참 미달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같은 달 20일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그는 "취임 후 100일까지 백신 1억회를 접종하겠다"는 목표를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백신 접종에 속도를 냈다.
바이든 행정부는 내수용 백신 생산을 위해 국방물자생산법까지 총동원했다. 백신 이기주의라는 지적까지 나왔지만 접종률 끌어올리기에 역량을 집중했다. 가장 큰 특징은 백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현역 군 병력을 접종 현장에 투입하고 치과의사, 수의사, 구급대원, 의대생 등도 주사를 놓을 수 있게 했다. 또 체육관, 가구 전시장, 심지어 놀이공원까지 연방백신접종센터로 활용하고 전국의 약국 4만여곳과 협력해 국민 90%가 거주지에서 5마일(약 8㎞) 이내 접종소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결과 미국의 신규확진 1주 평균 추이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일(19만5801명)부터 한 달 넘게 끝없이 감소하며 2월22일 3분의 1 수준(6만4657명)으로 줄어든다. 이후 6만명대를 기록하다 3월7일 5만명대로 떨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달 26일 취임 당시 제시한 목표를 58일 만에 달성했다며 2억회로 상향 조정했다. 이후 6만~7만명대를 거듭하다 지난 4일 처음으로 4만명대 아래로 내려왔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14일 뉴욕시 롱아일랜드에서 한 간호사가 처음으로 백신을 접종한 이래 이날까지 전 국민의 46.6%가 1회 이상 백신을 맞았다. 2회까지 맞은 사람은 35.8%로 3명 중 1명 이상이다.
집단면역 형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1일 화이자 백신을 12~15세에게도 접종할 수 있도록 했다. 인구의 약 4분의 1이 18세 이하인 만큼 조만간 집단면역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닛 우드콕 FDA 국장 대행은 "이 결정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중대한 단계"라며 "이번 조치로 팬데믹 종식에 더 가까워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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