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8일(현지 시각) NBC 방송을 대표하는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진행자로 나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NBC방송의 간판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진행자로 출연한 가운데, 머스크가 방송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해 현지에서 화제다.
8일(현지 시각) 머스크는 SNL의 호스트를 맡아 쇼를 진행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머스크는 방송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코미디쇼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하며 오프닝을 열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전반적 발달 장애의 일종으로, 자폐증과는 달리 어린 시절에 언어 발달 지연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고, 관심분야나 활동분야가 한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스크는 "적어도 (방송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을) 인정한 건 처음일 것"이라 말하며 "그래서 오늘 밤 출연진들과 눈을 많이 마주치지 않을 예정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길. 저는 에뮬레이션 모드로 '인간'을 다루는 데 꽤 능숙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과거 2003년 SNL을 진행한 코미디언 댄 애크로이드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며 머스크의 발언을 정정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SNL 호스트로 선정된 것이 논란의 여지가 있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가끔 이상한 말을 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상한 글을 올리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건 단순히 제 뇌가 작동하는 방식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지금껏 저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고 상처받았던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전기 자동차를 다시 발명했고 사람들을 로켓에 태워 화성에 보낸 사람이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가상화폐 도지코인의 강력한 지지자인 머스크의 방송 출연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도 주된 관심사였다. 머스크가 그동안 도지코인을 언급할 때마다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쇼의 시작과 함께 어김없이 도지코인을 언급했다. 그의 어머니가 등장해 "어머니날 선물이 무척 기대된다. 도지코인은 아니겠지?"라고 말하자, 머스크는 "도지코인이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머스크는 자신을 도지파더라고 소개하면서 가상화폐 전문가로 등장해 재차 도지코인을 거론했다. 앵커가 거듭해서 "도지코인이 뭐냐"고 묻자 머스크는 "도지코인은 농담으로 시작했다. 가상화폐다. 달러와 바꿀 수 있다. 정말 달러 같다"고 답했다.
머스크의 SNL 출연에 대한 기대감으로 도지코인 가격은 전날 오후 10시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머스크의 도지코인 언급으로 이날 도지코인 값이 더욱 급등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기대와 반대로 도지코인 값은 쇼의 시작을 앞두고 급락했다. 심지어 어머니날 선물 농담이 나온 후 더 떨어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날 SNL 쇼에 대해 투자자들의 반응은 나뉘었다. "방송을 보며 자산이 줄어드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며 불만을 제기한 이들도 있었고, "오히려 급락이 추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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