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 최대 항공기 제작업체인 보잉사의 데이비드 칼훈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정부의 대중강경정책에서 무역문제는 별도로 분리해 자유무역을 보장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시장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항공기 분야에서 중국과 거래를 하지 않고는 다른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이어진 미 정부의 대중강경기조 속에 보잉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에어버스에 대거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칼훈 CEO는 이날 미 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항공산업 정상화 방안 화상회의에서 "미국 정부는 중국과 걸려있는 인권, 지적재산권 등 분쟁문제와 무역문제를 분리할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시장이 막혀있는 동안 다른 경쟁자들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규제에 막혀있을 여유가 없다. 우리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과 거래를 할 수 밖에 없으며 미 정부가 자유무역을 보장해주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칼훈 CEO의 발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기업계의 중국의존도가 매우 높아진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여객기 시장에서 중국은 전체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매년 6%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시장으로 보잉사는 중국과 거래가 계속 제한될 경우, 경영난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앞서 보잉사는 트럼프 행정부 때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50% 이상 장악했던 중국시장 점유율을 2019년부터 에어버스에 뺏긴 상태다. 여기에 지난달 초 중국상용항공기유한책임공사(COMAC)가 중국 내수용 항공기 판매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그러나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강경기조에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다. 주요외신에 따르면 미 백악관과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칼훈CEO 발언에 대한 언론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앞서 미국 내에서도 대중수출비중이 높은 업계와 미국 관세개혁연합(Tariff Reform Coalition) 등에서 대중관세 철폐를 요구하고 있으나 바이든 행정부는 계속 거부해오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