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컴퓨터 주변기기 판매 업체 앱코 가 지난해 상장 당시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스마트스쿨’ 사업이 좌초 위기에 빠졌다. 납품이 확정됐다고 알린 ‘5차 스마트단말 도입 시범사업’도 취소됐고 올해 지방 교육청에서 있었던 입찰에서도 전혀 사업을 따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육부의 ‘2020년 학교 스마트단말 도입 시범사업(5차)’이 지난해 말 전면 취소됐다. 5차 스마트단말 도입 사업은 초·중학교에 태블릿PC를 공급하기 위한 446억원 규모의 정부 조달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국내외에 시판된 적 없는 중국산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제품이 납품되는 것이 문제가 됐다. 결국 스마트단말 지원사업 전담기관인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지난해 12월 말 사업을 보류했다.
앱코는 자체 브랜드인 스마트 단말 충전함(PADBANK)을 5차 사업 수주 회사와 함께 학교에 납품하기로 돼있었다. PADBANK는 다량의 태블릿PC를 한꺼번에 충전할 수 있는 기기다. 하지만 5차 사업 보류와 함께 앱코의 납품 계획도 전부 취소됐다.
정부의 5차 학교 스마트단말 도입 시범사업은 앱코가 제시한 중점 신 성장 동력 중 하나였다. 앱코는 2019년까지 키보드 등 게이밍기어 사업 비중이 95% 수준에 달하는 회사였는데 지난해부터 스마트단말 충전함 사업과 소형가전 사업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앱코는 지난해 12월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당시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5차 스마트단말 도입 사업 수주가 확정됐고 충전함을 총 3681대 납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상 매출액은 35억원 수준이었다.
또 앱코는 2025년 스마트 단말기 충전함 시장의 예상 규모가 3000억~5000억원이라며 앱코의 PADBANK가 정부의 압도적인 수주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정부 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일본, 베트남, 유럽 등으로 진출하겠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아울러 앱코는 스마트스쿨 매출이 매년 10~12% 수준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매출액 1532억원 수준을 올해와 내년에도 이어간다면 약 150억~180억원 수준의 매출이 스마트스쿨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앱코의 공모가는 희망가 최상단인 2만4300원으로 확정됐고 총 609억원을 조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1분기 말인 현재 시점까지 앱코는 추가로 스마트 단말기 충전함 입찰을 따내지 못했다. 5차 학교 스마트단말 도입 시범사업 외에 지방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스마트스쿨 사업에서도 전혀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앱코 관계자는 “최근 있었던 지방 교육청 스마트 단말 사업 입찰에는 제품의 성능이나 가격 등이 맞지 않아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 사업은 꾸준히 진행할 것”이라며 “현재 이 사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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