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 국채 금리 급등이 또다시 뉴욕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1분기 결산과 미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 발표를 앞두고 눈치 보기 장세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4.41포인트(0.31%) 하락한 3만3066.96에, S&P500지수는 12.54포인트(0.32%) 떨어진 3958.55에, 나스닥 지수는 14.25포인트(0.11%) 밀린 1만3045.39로 장을 마감했다.
개장 전부터 치솟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증시를 압박했다. 하루 뒤로 예고된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 아케고스 캐피털 사태 확대 여부 등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오전 1.77%까지 치솟았다. 14개월래 최고였다. 다만 국채금리는 이후 상승 폭을 반납하고 1.71%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주요 지수는 금리 상승 압박감을 덜어내지 못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하루 뒤 피츠버그에서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3조~4조달러 규모의 계획을 예상 중이다.
하루 전 백악관이 다음 달 19일까지 성인 90%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경기회복을 앞당겨 인플레를 가속할 수 있다는 경계감도 국채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국채 금리 상승은 미국 달러화 가치도 끌어올렸다. 이날 달러지수는 0.3% 상승한 93.3을 기록하며 4개월 사이 최고치로 치솟았다.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금은 28.30달러(1.7%) 하락한 1683.90달러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 상승에도 기술주의 주가는 엇갈렸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가 각각 1% 이상 하락했지만, 테슬라의 주가는 4% 반등에 성공했다.
쿠팡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6.2% 상승한 48달러에 거래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아케고스 캐피털 발 블록딜(대량 매매) 거래 우려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골드만삭스 등 일찌감치 블록딜에 나선 은행들의 주가는 상승 반전했다. 반면 크레디스위스와 노무라 주가는 전날 폭락에 이어 이날도 상당폭 하락했다.
이날 노무라와 크레디스위스에 일본의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도 미국 고객으로 인한 3억 달러가량의 손실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 역시 아케고스 관련 피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 회의를 앞두고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01달러(1.6%) 하락한 배럴당 60.5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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