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방글라데시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면서 10명 이상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현지 언론은 지난 26~27일 이틀 간 수도 다카 등 전국에서 발생한 모디 총리의 방문 반대 시위에서 10명 이상이 사망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이슬람 강경파 등이 중심이 된 모디 총리 방문 반대 시위대는 모디 총리가 그동안 인도 내 무슬림을 억압했다며 반대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모디 총리가 구자라트 주 총리던 2002년 현지에서 힌두교 극우 세력이 무슬림 수천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인도 총리가 된 2014년 이후에는 시민권법 개정, 잠무-카슈미르 특별지위 박탈 등을 통해 무슬림을 탄압해왔다고 주장했다.
일간 데일리스타 등 현지 언론은 27일 브라만바리아에서 10대 소년 등 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경찰이 총격으로 대응하면서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다. 앞서 26일에도 브라만바리아에서 1명이 총격으로 사망했고, 치타공에서도 4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 부상자도 수십 명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위 과정에서 시위대가 경찰 등을 향해 신발을 던지면서 충돌이 크게 격화됐다. 이슬람권에서 사람에게 신발을 던지는 행위는 특히 큰 모욕 행위로 간주된다. 2008년에는 이라크를 방문한 조지 W.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한 기자가 신발을 투척한 바 있다.
방글라데시 경찰은 시위 초반에는 최루탄과 고무탄 등을 통해 시위대 해산에 나섰지만 시위가 격화되면서 총기를 통한 유혈 진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공식적인 사망자 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모디 총리의 이번 방글라데시 방문은 방글라데시 독립 50주년과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 전 대통령 탄생일 등을 기념하기 위해 이뤄졌다.
모디 총리는 방글라데시의 독립 50주년과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 전 대통령의 탄생일 등을 기념하기 위해 방문했다. 방글라데시는 1947년 파키스탄 자치령 내 동파키스탄으로 영국으로부터 독립된 후 1971년 독립전쟁을 통해 방글라데시로 분리 독립했다. 셰히크 하시나 현 방글라데시 총리의 아버지인 라흐만 전 대통령이 독립을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인도는 방글라데시를 적극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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